
LG그룹 인공지능(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이 출범 후 첫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AI가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결과뿐 아니라 근거까지 제시하고, 사람처럼 중요 정보를 순차적으로 축적·학습하는 원천기술이다.
그동안 AI 분야 난제였던 두 문제를 해소한다는 점에서 의료, 국방, 금융 등 중요 의사결정 영역 적용에 기대를 모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후 AI 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미래 기술 확보도 속도를 낸다.
LG그룹은 LG AI연구원이 세계 최고 권위 인공지능학회인 국제인공지능학회(AAAI)에 출범 후 첫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연구 결과는 캐나다 토론토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설명하는 AI'와 '연속학습' 분야 논문 총 2편이다. LG는 2018년 토론토대와 '토론토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했다.
'설명하는 AI'는 단순히 결과만 알려주는 AI가 아니라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결과가 도출됐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기술이다. 가령 엑스선촬영(X레이) 이미지를 AI가 분석한 뒤 특정 신체 부위 이상 유무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어떤 이유로 이상 유무를 판단했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LG AI연구원은 토론토대 콘스탄티노스 플라타니오티스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 대비 설명 정확도와 충실도를 높여 영상인식 관련 분야에 활용하도록 개발했다.
설명하는 AI는 신뢰성이 생명인 의료, 금융, 법률 등 분야에서 인간 의사결정을 돕거나 대체하는 핵심 AI 기술로 평가된다. 이 분야는 글로벌 기업도 기초연구 단계에 머물러 우리나라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연속학습'은 AI가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사람처럼 단기 메모리를 사용해 과거 중요한 데이터를 저장해 새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그동안 AI가 데이터를 학습할 때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면 메모리 사용이 급증하고, 데이터량를 줄이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LG AI연구원이 이번 논문에 발표한 내용은 AI가 학습할 때 사용하는 메모리는 줄이면서도 성능을 유지하거나 향상 시키는 기술이다.
LG AI연구원과 토론토대 스캇 새너 교수팀은 데이터 중요도를 특정하는 평가 값인 새플리 지표를 연속학습에 적용, 기존 방식 대비 최대 40%까지 학습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세계 3대 컴퓨터비전 학회인 CVPR(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에서 처음 개최한 '연속학습기술경연대회'에서 아마존, 중국과학원, 도쿄대 등 글로벌 기업·연구기관 79개팀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최신 AI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AI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싱크탱크로 설립됐다. 세계적 AI 석학 이홍락 미국 미시건대 교수를 C레벨급 AI 사이언티스트로 영입했다. 서울대, 캐나다 토론토대, 글로벌 AI 연구기관 등과 협력하고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AI 기술연구를 고도화해 고객이 직접 기술발달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젊은 AI 인재를 지속 영입하고, 2023년까지 AI 전문가 1000명을 양성하는 등 글로벌 최고 수준 AI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고 말했다.
한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 AI연구원을 설립하면서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와 AI 연구개발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조성한 약 3200억원 규모 펀드에 200여억원을 공동 출자하는 등 AI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