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동시다발로 시작된다. 우리 국민에게 접종되는 첫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 물량이 하루 전날인 25일 새벽 경기 이천 물류센터에서 소포장된 후 전국 배송망에 올랐다. 78만5000명분에 이르는 백신이 오는 28일까지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관심을 모은 '1호 접종자'는 정부가 따로 정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다른 나라에서는 50대 간호사(미국), 90대 할머니(영국) 등 1호 접종자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별도로 선정했다. 국내에서도 누가 1호 접종자가 될지 주목받았지만 특정 인물로 1호는 나오지 않게 됐다. 정부는 26일 오전 9시 전국 요양병원·시설에서 일제히 접종을 시작한다. 요양병원·시설의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와 종사자라는 불특정 다수의 집단이 첫 번째 접종자가 되는 셈이다.
국민 관심이 높은 탓에 '1호 이벤트'를 예상하고 있던 일각에서는 아쉬움이 있겠지만 적절한 결정으로 여겨진다. 매우 제한된 소수 물량이라면 모르겠지만 첫날에만 5000명 넘게 백신을 접종한다. 요양시설 입원자와 종사자에게 먼저 접종하는 것으로 상징성을 보였으면 충분하다.
이제 남은 것은 '안전한 접종'이다. 해외에서는 백신 접종 초기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논란이 없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다. 위험한 상황은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국민이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백신 물량을 확보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제주도에 할당된 1950명분의 백신이 이송 도중 적정 보관 온도 범위를 벗어나 전량 회수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포장 단계부터 배송, 보관, 접종, 사후관리까지 국민의 안전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대응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사태 속에 국민 불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지는 말아야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전제 아래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및 의료기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