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자동차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거나, 전기로 움직일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을 제어하는 장치입니다. 탑승한 사람들이 차량 내부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동하려면 반도체는 반드시 탑재돼야 합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반도체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최근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진 이유와 우리나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Q. 차량용 반도체란 무엇인가요?
오늘날 사람들은 '자동차는 전자제품'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기존 자동차는 기름을 채워 달렸지만 요즘은 전자 기기처럼 배터리를 충전해 도로 위를 쌩쌩 달리고 있으니까요.
전자기기에 적용될 법한 고난도 정보통신 기술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구현되려면 이 기술은 필수입니다.
따라서 차량 내에도 기존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마치 거대한 스마트폰처럼 변화하는 것을 느끼실 수 있나요?
차량용 반도체는 말 그대로 차량 속에 들어가는 칩입니다.
이 칩들은 미래 자동차 기술을 구현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의 두뇌처럼 자동차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부터 도로 위 정보를 수집하는 각종 센서와 이를 각종 운행 데이터로 바꾸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차량 내 전력량을 알맞게 조절하는 전력 반도체, 차량 간 통신이 가능한 통신 칩까지 다양한 칩들이 자동차 안에 숨어있답니다.
게다가 인공지능(AI) 기술, 정보와 즐거움을 동시에 전달하는 인포테인먼트 기술도 중요해지면서 더욱 많은 반도체가 필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전기차에 필요한 반도체 사용 금액은 갑절 가까운 92%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도 대폭 증가할 전망입니다.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6년 676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다른 시장 조사업체 KPMG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6~7% 성장해 2040년에는 1500억~20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 예측할 만큼 이 시장은 상당히 전도유망합니다.
Q : 최근 차량용 반도체는 왜 부족해진 건가요?
A :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시장 변화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러분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던 것처럼 세상 곳곳에서 비대면 환경 조성에 필요한 컴퓨터가 늘어나면서 전자 기기용 반도체 출하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칩을 설계하는 반도체 회사들이 전자 기기용 칩 위주로 생산량을 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출하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자동차 회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자동차 판매량이 연말에 급격히 살아날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와중에 반도체 설계 회사 대신 칩을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공장 주문량이 꽉 차버린 데다, 대부분 공장들이 IT 기기용 칩을 생산하고 있어 남아있던 차량용 반도체가 금세 동이 나버렸습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공장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8인치 파운드리' 공장에서 주로 생산됩니다. 이 공장은 최신식 12인치 파운드리 공장보다 비교적 노후한 공정에 속합니다.
따라서 공장을 채울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장비를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 파운드리 공장들이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최신식 12인치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수요는 많은데, 서비스 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적은 이 상황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주요한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서 자동차 생산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마주했습니다.
Q :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영향이 있나요?
A : 다행히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이른 재고 확보로 차량용 반도체 대란을 잘 견뎌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 또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입니다. 게다가 현대자동차도 여느 자동차 업체와 마찬가지로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반도체 등 굴지의 자동차 반도체 회사에서 칩을 공급받는 상황입니다. 해외 의존도가 높아 위험에 더욱 가까이 노출돼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도 문제를 인식하고 생산량 조율을 검토하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Q : 국내에서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이뤄지고 있나요?
A :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발족했습니다. 자동차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 해외 의존도를 낮추면서 차량용 반도체를 우리나라 안에서 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자는 각오입니다.
이 협의체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에 속한 많은 기업들이 반도체 설계부터 테스트 및 양산까지 다양한 협력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실리콘웍스, 텔레칩스, 넥스트칩, 픽셀플러스, VSI 등 토종 자동차 반도체 기업이 이번 사태를 발판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래자동차-모빌리티 혁명:자동차 혁명이 불러올 비즈니스 혁신과 이동의 미래, 정지훈·김병준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현재 글로벌 산업 시장에서 가장 조명받고 있는 '모빌리티 혁명'에 대해서 쓴 책이다. 두 저자가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세계 수많은 전문가들과 인터뷰하고 심포지엄을 열고, 폭넓은 리서치를 진행하며 축적한 미래 모빌리티 자료와 대응 매뉴얼을 정리했다. 또 20년 동안 일어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의 흐름과 모빌리티 혁명의 광범위한 확산을 분석해 한국 정부·기업·개인의 대응 전략을 소개한다.
◇반도체 비즈니스 제대로 이해하기 : 반도체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판매되는가, 강구창 지음, 지성사 펴냄
최신형 스마트폰에서부터 단순한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는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지, 반도체 산업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또는 거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결되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반도체 사업 형태와 반도체 회사 종류, 반도체 사업 형태에 따른 업무 영역 등 반도체 산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주최: 전자신문 후원: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