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신선도 유지기술이 신선 농산물의 판매기간을 늘려주면서 수출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과일·채소의 물러짐이나 부패 발생을 억제하는 신선도 유지기술을 수출과 국내 유통에 적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대표 수출품목 중 하나인 딸기는 물러짐과 곰팡이 발생이 쉬워 선박으로 수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진청은 딸기에 '이산화탄소(CO₂)와 이산화염소(ClO₂)를 동시에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딸기에 이산화탄소를 30% 농도로 3시간 처리하고, 동시에 이산화염소 10ppm을 30분간 함께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물러짐과 부패를 15∼20% 줄일 수 있다. 또 저온(2℃)에서 신선도를 기존 7∼10일에서 10∼14일로 3∼4일간 연장할 수 있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적용한 '이산화탄소·이산화염소 동시 복합 처리기'를 만들어 딸기 수출 단지인 충남 논산과 경남 진주 등에 보급했다.
포도에는 '엠에이(MA, Modified Atmosphere) 포장기술'이 적용돼 수출길을 넓히는 데 한몫했다.
이 기술은 포장상자에 구멍비닐·흡습지·유황패드를 이용해 포도를 보관하고, 운송온도를 0℃로 유지하는 것이다. 저장기간을 기존 2개월에서 5개월로 3개월 연장할 수 있다.
또 '분산출하'를 할 수 있어 중국 명절 등에 맞춰 수출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포도 수출액은 전년보다 32.4% 증가한 312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수출이 늘고 있다.
쉽게 시드는 상추 등 잎채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개발한 '숨 쉬는 포장 용기'는 신선도 유지기간을 2배 이상 늘린다. '숨 쉬는 포장 용기'는 잎채소 호흡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에틸렌을 효과적으로 흡착하는 '야자수 활성탄'과 부패와 냄새를 억제하는 항균 기능이 있는 '키토산'을 사용해 만든 용기다. 용기를 이용하면 상추는 저장기간을 상온에서는 기존 2일에서 4일로, 4℃에서는 기존 10일에서 25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홍윤표 저장유통과장은 “농산물은 신선함이 품질과 가격을 좌우하는 만큼 품목별 특성에 맞는 포장기술과 물러짐이나 부패를 억제하는 환경제어 프로그램을 지속 개발해 수출현장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