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 노동조합(위원장 이충기)은 김기선 제8대 GIST 총장이 직원 중간평가에서 사실상 낙제점수를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GIST 노조가 개원 이래 처음으로 지난달 23일부터 8일까지 230여 명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김 총장의 중간평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평점 35.20점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직무수행 △공약이행 등 2개 분야 20개 문항(객관식)과 △기타 직원 의견 수렴 1개 문항(주관식)으로 구성됐다. 객관식은 '매우 잘함(5점)', '잘함(4점)', '보통(3점)', '못함(2점)', '매우 못함(1점)' 등 5지 선다형으로 총점은 100점이다.
평가에는 전 직원 223명(휴직자 17명 포함) 가운데 176명이 참여해 응답률 78.9%를 기록했다. 휴직자를 제외하면 응답률은 85.4%에 달했다. 올해 설립 28주년을 맞는 GIST에서 기관장에 대한 직원 중간평가는 처음이다.
직원들은 총장의 인력 배치와 소통 부분에 가장 많은 불만을 드러냈다. '부서 인력 배치 및 인력 확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는 질문은 20개 문항 가운데 평점 1.46을 기록해 최하위를 차지했으며 '총장의 직원인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는 질문은 평점 1.52로 뒤를 이었다.
또 '퇴직 교수의 잔고계정, 공간, 강의료 개정 및 타 대학 퇴직 교수 활용 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물음은 평점 1.57점에 그쳤으며 '총장이 구성원과 소통하고 의견 수렴하겠다는 공약 이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질문도 1.58점에 그쳤다.
직원들은 3인 부총장제 및 부처장제(1.60점), 복지향상(1.61점), 총장의 리더십(1.66점) 등도 낮게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총장의 지난 2년간의 대학운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173명 중 94명(54.3%)이 '매우 못함'이라고 답변했으며 45명(26%)은 '못함'이라고 답했다. 반면 '매우 잘함'(4명, 2.3%), '잘함(3명, 1.7%)은 극소수에 그쳤다.
'총장의 정부와 지자체, 국회 등 대외 활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답변 또한 83명(48.8%)이 '매우 못함', 42명(24.7%)이 '못함'으로 답해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총장의 슬로건으로 '모두가 주인'이라는 것을 강조한 '위 아 지스트(We Are GIST)' 공약 이행에 대한 평가는 '매우 잘함'과 '잘함'은 각각 4명과 5명이 응답했을 뿐 '매우 못함'은 86명, '못함'은 46명으로 부정적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보통은 32명이었다.
총장의 발전기금 확충에 대한 평가도 '매우 못함'과 '못함' 등 부정적 답변이 77.3%로 많았다.
이 밖에 응답자 130명(75.2%)이 노동 강도도 센 편이라고 답변했으며 직장내 갑질 및 차별도 절반에 가까운 86명(49.7%)가 심각하다고(매우 불만) 답하는 등 부정적 응답이 70%를 넘었다.
이충기 GIST 노조위원장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직원들이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과 실망감이 크다는 사실이 이번 평가에서 여실히 드러났으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기타 의견들도 상당하다”며 “총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현 상황을 엄중하게 통감하기를 진정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