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OTT정책, 사공이 많으면…

통신방송과학부 박종진 기자
통신방송과학부 박종진 기자

OTT정책협력팀(방송통신위원회), OTT활성화지원팀(과학기술정보통신부), OTT콘텐츠TF팀(문화체육관광부).

정부조직법상 정식 직제는 아니지만 차세대 디지털 미디어 대표주자로 부상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관심, 진흥·규제 정책 필요성이 초래한 결과다.

OTT 사업자는 부처 관심과 지원 의사는 환영한다. 그러나 부처별 이해관계에 따른 불필요한 정책과 중복규제는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전략(이하 발전전략)' 발표 이후 OTT 사업자는 방통위원장과 문체부 장관, 올해 초 과기정통부 장관과 각각 간담회를 갖고 정책 의견을 개진했다.

하지만 OTT는 당시에 요구한 애로사항 해결이나 사업자 의견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책 지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개 부처가 OTT 입장을 고려한 정책보다 부처 입장에서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OTT를 활용한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부처별 관심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일각에선 OTT를 둘러싼 부처 간 경쟁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 조직 개편을 의식한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해석한다.

과기정통부가 전기통신사업법상 OTT 법적 지위 부여를 추진하는 가운데 방통위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 문체부는 영상진흥기본법 전부개정을 통해 OTT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려 한다. 제3자 눈에도 OTT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OTT는 발전전략 핵심인 '최소규제 최대진흥' 원칙이 무너지고 중복규제가 이뤄질 가능성을 경계한다.

토종 OTT가 막강한 지식재산(IP) 및 자본력을 보유한 글로벌 OTT와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일원화된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

이렇듯 관계부처 간 주도권 다툼이 계속되는 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산업 진흥의 싹은 띄울 수가 없다. OTT 주무 부처에 대한 교통정리가 시급하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