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I-전북대,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 신속검출키트 개발

KBSI-전북대, 신속검출키트 공동 개발
고감도 다중 분석기술 적용 종이 키트
독소 검출 육안으로 확인…정확도 95%
제작비용 저렴하고 추가 장비 필요 없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신형식)은 최종순 소재분석연구부 연구원(부원장)팀이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인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디피실)'을 현장에서 바로 검출할 수 있는 신속검출키트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C.디피실은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장내세균이다. 감염되면 발열, 설사, 복통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전격성위막대장염, 독성거대결장, 패혈증 등을 동반해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C.디피실은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기진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검사법은 환자 분변 C.디피실 항원 검사, 독소검사, 유전자 검사까지 3단계에 걸쳐 시행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검사 민감도가 매우 낮아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어려웠다.

KBSI 연구팀이 개발한 mPAD
KBSI 연구팀이 개발한 mPAD

최종순·한도경 소재분석연구부 연구원, 권요셉 바이오화학분석팀 연구원은 김달석 전북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C.디피실을 빠르게 검출하는 고감도 다중 분석기술을 적용한 종이 기반의 다중 검출키트(mPAD)를 개발했다.

1회 분석으로 10분 안에 검출 가능하며 미량·저농도 시료 역시 고감도 신호 증폭으로 최대 1시간 내 검출할 수 있다. C.디피실 감염 의심 환자 분변 시료를 mPAD에 떨어뜨리면 C.디피실 바이오마커 항원 1종(GDH)과 독소 2종(Toxin A·B) 검출 여부를 동시에 육안 확인 가능하다.

연구팀은 왁스프린팅으로 종이에 친수·소수성 패턴을 만들고 이를 5겹으로 쌓아 입체 유체통로가 있는 mPAD를 제작했다. mPAD 홀에 분변 시료를 떨어뜨리고 신호 증폭을 위해 시약 건조 처리된 다른 홀에 물을 떨어뜨리면, 시료는 유체통로를 따라 먼저 흘러 들어가고 그 후 시약이 흘러 들어간다. 용액들은 mPAD 종이 표면 금나노 입자에 반응하게 되는데 금속이 침전되는 원리로 측정 감도가 증폭돼 발색이 뚜렷하다.

mPAD 개발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최종순 KBSI 부원장, 권요셉 책임연구원, 한도경 선임연구원.
mPAD 개발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최종순 KBSI 부원장, 권요셉 책임연구원, 한도경 선임연구원.

mPAD의 검출 민감도는 97%, 특이성은 88%, 정확도는 95%다. 종이로 만들어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추가 장비가 필요없다.

KBSI 연구팀은 mPAD의 설계, 제작, 특성분석 및 mPAD를 통한 환자의 실제 검체 분석을 수행했고 전북대 의대 연구팀은 현행 표준분석법을 통한 환자 실제 검체 분석 및 mPAD 검출 분석 평가에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KBSI 생물재난 분석기술개발 과제의 성과로, 분석화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15일 지면 게재됐다.

KBSI 권요셉 박사는 “이번 연구는 C.디피실 진단 원천기술 확보 및 국산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례”라며 “연구성과를 통해 정확하고 저렴한 C.디피실 진단법을 제공해 고비용의 유전자 검사가 포함된 기존의 검사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순 연구원은 “최근 생물재난 분석기술개발 과제를 통해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도출되고 있다”며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할 수 있는 연구사업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