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래 사업 50%는 자동차,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입니다.”
정의선 회장이 구상하는 현대차그룹 미래 먹거리 절반은 자동차가 아닌 모빌리티 산업이다. 정 회장은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 인재 영입을 통해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회장이 추구하는 로보틱스와 UAM, 스마트시티 등 미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지난해 초 현대차가 CES 2020에서 공개한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다. 현대차는 우버와 UAM 사업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실물 크기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를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는 개인용 비행체를 개발하고, 우버는 항공 승차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에게 UAM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는 UA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 모빌리티 환승 거점 허브를 중심으로 인간 중심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고, 앞으로 인류가 경험할 혁신적 이동성과 미래 도시 변화를 제시한다.
정 회장은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도 적극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대표되는 시장 격변기에 정면 승부를 펼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자율주행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업 모셔널을 설립했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 수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022년 로보택시와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과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셔널은 피츠버그, 라스베이거스, 산타모니카,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있다. 최근 서울에도 거점을 마련해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고성능 레이더 전문 개발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이스라엘 라이다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 미국과 호주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미고, 카넥스트도어 등 다양한 업체와 전략 투자와 협업을 전개하며 자율주행, 라스트마일,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서비스 등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12월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발표는 정 회장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무려 11억달러(약 1조2500억원) 가치를 지닌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한다는 현대차그룹 발표는 파격이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32%씩 성장해 1772억달러(약 20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체계적 로봇 연구 시스템과 로봇 개발 인력, 노하우 등이 현대차가 보유한 글로벌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자신했다. 첨단 기술 선도 업체로의 브랜드 이미지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회장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수소 경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소차 넥쏘는 물론 다양한 산업 내 활용을 통한 수소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발표한 FCEV 비전 2030,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개한 2025 전략을 통해 수소 생태계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 관련 분야에 11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메시지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 트렌드와 이동 제한으로 일상생활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디지털 경제 전환도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을 전 세계 모든 고객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