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백신휴가'보다 특단의 방역이 중요

[사설]'백신휴가'보다 특단의 방역이 중요

정세균 총리가 16일 열린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을 설명하며 “안심하고 접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백신휴가'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보다 앞서 “백신 접종 후 정상 면역 반응으로 열이 나거나 통증을 경험하는 사례가 상당수 보고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휴가 기간을 1~2주로 구체적으로 언급해 사실상 확정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날 중대본 회의는 특별회의 형태로 강도 높은 이야기가 오갔다. 회의도 평소보다 30분 일찍 시작했다. 이례적으로 서울과 경기 56개 기초 자치단체장이 모여 의견을 주고받았다.

백신 면역 반응을 감안하면 휴가 도입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 재확산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정 총리도 이날 “최근 다시 감염 재생산지수가 높아졌다”면서 “다음 주까지 (코로나19 확진 재확산) 불씨를 끄지 못하면 4차 유행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진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63명이었다. 다행히 300명대로 떨어졌다. 전체로 보면 좋은 상황은 아니다. 최근 한 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428명으로 전주 대비 50명 이상 늘었다. 감염생산지수도 1.00 아래에서 다시 1.07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3차 유행 직전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구 이동량도 크게 늘고 있다. 봄철을 맞아 나들이객을 포함한 가족 모임이 크게 늘었다. 놀이동산과 유흥지는 다시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거리두기 단계가 다소 완화되고 백신 보급과 맞물려 코로나19를 바라보는 경각심도 희미해졌다. 1년 넘게 지속되면서 피로감도 쌓여 거리두기,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기본 건강수칙도 지키지 않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는 방심하는 순간 폭발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과거 대유행 경험이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우선은 국민 개개인이 개인방역에 철저해져야 한다. 정부도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현장 방역에 나설 필요가 있다. 자칫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4차 유행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