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푸스펙' 챙기는 소비자…고스펙 원재료에 꽂힌 식음료업계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영향에 집콕이 장기화되며, 프리미엄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나를 위한 보상소비 심리와 연결된다. 단순히 허기만 채우는 가성비 제품에서 더 나아가 성분, 재료 등까지 고려한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식음료업계는 원재료 함량을 높인 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사한 맛을 내는 향, 첨가물 등은 최소화하고 주재료 함량을 높이며 오리지널 고유의 깊은 향과 맛을 담아 소비자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제품 하나를 고르더라도 이왕이면 함량, 성분 등도 중시하는 스마트 컨슈머 트렌드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제품성분과 함량 등을 꼼꼼히 따지는 '푸스펙(Food+Spec)'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임산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주부들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푸스펙 소비가 특정 계층이 아닌 일반인에게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다.

주류, 음료, 식품 등을 막론하고 식음료업계는 주재료 본연의 맛에 초점을 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희소성 있는 질 높은 원재료를 사용하며 동종업계 타 제품과 차별화한다. 제품 마케팅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애플사이더 매그너스
애플사이더 매그너스

◇애플사이더 매그너스(MAGNERS), 사과주 함량 90% 이상

아일랜드 매출 1위 애플사이더 매그너스(MAGNERS)는 사과주 함량 90% 이상의 제품이다. 국내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애플사이더 중 원재료 함유량이 가장 높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홈술과 혼술 등 영향으로 다양해진 주류 취향에 발맞춰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사과주 함량을 높여 천연과일 향과 맛을 살리면서 인공 색소 무첨가, 글루텐 프리 제품인 점도 특징이다. 주 재료로 사용하는 사과 품질 관리도 엄격하다. 매그너스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전용과수원 약 1만8000여평에서 엄격하게 재배된 17종의 사과 중에서도 별도 품질절차를 거친 것만 선별해 사용한다. 현재 국내에서 출시한 매그너스는 쥬시애플(330㎖ 병, 500㎖ 캔), 오리지널애플(330㎖ 병) 2종이다. 알코올 함유량은 모두 4.5%다.

후디스 진 건강즙
후디스 진 건강즙

◇일동후디스, 홈메이드 착즙 방식 '후디스 진 건강즙'

일동후디스는 '후디스 진 건강즙'을 출시했다. 별도의 첨가물 없이 양배추와 사과, 흑마늘 등 몸에 좋은 야채와 과일 등 원물만을 착즙한 것이 특징이다. 일동후디스의 50년 기술을 집약해 홈메이드 착즙 방식으로 물 한 방울 섞지 않은 점을 강조한다. 출시와 함께 네이버 라이브쇼핑을 하는 등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풍미가 진한 맛있는 치즈
풍미가 진한 맛있는 치즈

◇남양유업, 1A등급 국산우유 3배 '풍미가 진한 맛있는 치즈'

남양유업은 깊고 진한 치즈 맛이 강점인 '풍미가 진한 맛있는 치즈'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자사의 기존 제품 대비 1A등급 국산우유를 3배 이상 농축 배합하고 100일 이상 숙성 시킨 체다치즈와 고다치즈를 함께 사용했다. 원재료 함량이 높아 치즈 고유의 풍미가 더욱 깊어지고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로마노 치즈 페이스트를 사용해 치즈의 풍미를 더욱 높였다.

로얄리치 저지밀크
로얄리치 저지밀크

◇SPC삼립, 영국 왕실 전용 젖소 원유 '로얄리치 저지밀크'

아예 희소성 있는 원재료로 승부를 보는 곳도 있다. SPC삼립은 프리미엄 젖소인 저지(Jersey) 종의 우유원유로 만든 '로얄리치 저지밀크'를 선보였다. 저지종은 영국 저지섬에서 서식하는 황금색을 띈 젖소로서 영국 왕실 전용 우유를 만들기 위해 영국 왕실목장에서도 사육되고 있다. 일반우유 원유를 생산하는 홀스타인종 대비 생산량이 적지만 풍미가 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단백질과 칼슘도 풍부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푸스펙은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 제품의 주요 구매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기업들도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원재료 함량을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요소들을 개발하며, 향후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폭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