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 넘긴 야권 단일화, 극적합의 여부 촉각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 협의가 약속 기한을 넘겼다. 양측 모두 협상의 끈은 이어 간다는 입장이지만 19일까지 접수해야 하는 서울시장 후보 등록 기간 상 양측 후보는 각자 등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안 후보 측이 오 후보 측 제안 수용 의사를 밝혀 막판 극적 합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2】야권 단일화 실무협상 책임자인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18일 “두 후보가 어제(17일), 오늘(18일) 여론조사를 하고 19일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협상이 미뤄진 이유는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양측 입장이 갈리면서다. '가상대결'과 '경쟁력 조사'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인 양측은 유선조사 포함 여부를 놓고 다시 대치를 이어 갔다. 오 후보 측은 유·무선전화로 경쟁력을 물어봐야 한다는 반면에 안 후보 측은 무선전화만으로 조사하거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권 단일화 협상이 애초 약속한 기한을 넘기면서 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각각 기호 2번과 4번으로 후보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등록을 한 상태에서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시작하는 29일까지는 단일화를 이어 가는 셈이다.

야권 단일화가 난항을 거듭하면서 서울시장 후보 경쟁 구도에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인해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 타격이 있었지만 반대로 야권 후보들의 지지 격차가 좁혀지면서 단일화 협상은 어려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LH 사태 이후 재보선 여론이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지만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가 무산됨에 따라 3자 구도로 진행될 경우 여당의 승리 공산이 높다”고 밝혔다.

야권은 단일화 협상의 끈을 계속 이어 간다는 입장이다. 협상이 후보 등록 이후로 미뤄지면서 단일화 주체도 실무협상단이 아닌 후보 당사자 간 합의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는 이날 협상 결렬 이후 “오 후보가 수정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고자 한다”면서 “국민의힘도 오 후보의 의견을 존중하고 오 후보에게 전권을 맡겨 달라”고 요청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의 수용 의사에 환영 입장을 밝히며 “협상단은 조속히 협상을 재개하고, 세부 방안을 마련해 단일후보 약속이 지켜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