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나리' 영화관에서 보자

[사설]'미나리' 영화관에서 보자

영화 '미나리'가 화제다. 작품성을 세계에서 인정받으면서 연일 이슈를 몰고 다니고 있다. 미국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거머쥔 데 이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등 아카데미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주요 배우들도 상복이 터졌다. 주인공 스티븐 연은 오스카 역사상 첫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선정됐다. 윤여정도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앨럼 김도 영국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 '미나리'의 작품성을 세계에 알렸다.

국내에서 '미나리' 개봉은 이달 3일이었다. 명성에 걸맞게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최근 개봉한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관람률을 기록했다. 개봉일부터 14일 동안 1위를 차지하고, 50만 관객을 돌파하는 위업을 세웠다. '미나리' 작품성을 봤을 때 흥행 성공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아쉬움은 아직도 불법 복제가 범람한다는 점이다. 흥행에 비례해 불법 복제도 늘면서 배급사 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운로드 사이트, 온라인·모바일 커뮤니티, 개인용 클라우드, 모바일 메신저 등 여러 경로에서 불법 복제물이 유통되고 있다. 배급사인 판씨네마는 급기야 불법 복제물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판씨네마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이자 범법 행위”라면서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콘텐츠 복제와 유통은 엄연한 불법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다. 그럼에도 좀처럼 무단 복제와 유통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나리'에 앞서 수많은 한류 콘텐츠가 불법 복제로 체면을 구겼다. 개별 업체와 단체 입장에서 불법 복제를 일일이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엄벌한다곤 하지만 우리나라 정보기술의 활용도와 인프라를 감안할 때 빠져 나갈 방법이 너무나 많다. 가장 바람직한 해법은 모두가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불법 복제는 돈벌이 목적도 있겠지만 개인 입장에서 재미삼아 죄의식 없이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자칫 콘텐츠 산업의 기반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작품 종주국에서 불법이 범람한다면 그만큼 저작권에 대해 무감하다는 이야기다. 저작권자를 우대하지 않고선 결코 좋은 작품은 나올 수 없다. '미나리', 제발 영화관에서 감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