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이 커지면 해당 부위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저산소증이 발생한다. 이런 저산소증을 감지하고 종양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돼 형광 신호를 내는 '프로브(단백질 등을 확인하는데 쓰이는 분자 화합물)'가 국내 개발됐다. 보다 정밀하게 암 위치와 형태를 식별할 수 있게 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신형식)은 홍관수 바이오융합연구부장팀이 종양에 반응해 형광 신호를 내는 프로브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개발된 저산소증 감지 프로브는 조직 침투력 및 형광 신호 감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근적외선 형광 프로브는 저산소증 상태에서 고감도 형광 신호를 내고, 종양 조직만을 표적하도록 설계됐다.
암을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과적인 수술 시 체내 주입된 프로브 형광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정상조직은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절제술에도 활용 가능하다.
프로브는 종양 표적기, 형광체, 저산소증 반응기 역할을 하는 분자흫 결합한 형태이다. 종양 표적기는 프로브가 종양 조직에 선택적으로 전달되도록 한다. 종양 저산소증이 반응기를 활성화하면, 형광체가 신호를 낸다.
시험결과 프로브 형광 신호는 정상 산소 상태 대비 저산소증 상태에서 2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에 걸린 동물모델에 정맥주사로 프로브를 투여했을 때, 종양 조직에 프로브가 축적되고 형광 신호가 증대됨을 생체 광학 이미징 시스템으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었다.
홍관수 부장은 “기존 개발된 암 진단 형광 프로브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국제공동연구로 최적화된 프로브를 합성했고 수용액, 세포, 동물모델에서의 전략적인 검증단계를 거쳐 결과를 구현했다”며 “체내에서 실시간 종양 진단은 물론, 수술부위에 대한 정확한 유도와 같은 잠재적인 응용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