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박 난 아이오닉5 '1만9000대' 증산키로…글로벌 시장 선점 '가속'

현대차가 지난달 공개 후 폭발적 시장 반응을 얻은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올해 1만9000대 증산한다. 이번 증산 결정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23일 “최근 내부적으로 올해 아이오닉5를 1만9000대 증산하는 안을 포함한 생산 계획을 다시 세웠다”면서 “증산할 물량 1만9000대 가운데 1만대는 내수용, 9000대는 수출용으로 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산안이 확정되면 아이오닉5의 올해 생산 규모는 애초 계획한 7만대에서 8만9000대까지 27% 이상 증가, 시장 수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국내 물량을 1만대 추가 확보, 고객 대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보다 앞서 현대차는 아이오닉5가 국내외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돌풍을 일으키자 내부적으로 노조, 배터리 공급사 SK이노베이션 등과 증산의 필요성을 논의해 왔다. 아이오닉5는 지난달 25일 예약 개시 첫날에만 2만3760대가 계약되는 등 국내 판매 목표로 제시한 2만6500대가 며칠 만에 완판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 실내.
현대차 아이오닉5 실내.

아이오닉5의 국내 대기 물량은 3만5000대 이상으로, 지금 계약하더라도 사실상 올해 차량을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증산으로 연내 3만6500대 이상을 국내에 출고할 수 있게 됐다. 계획한 물량이 올해 안에 모두 출고될 경우 아이오닉5는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도 달성할 수 있다.

수출 물량도 9000대 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대응에 여유가 생겼다. 아이오닉5는 유럽 현지에서 지난달 25일 3000대 한정으로 아이오닉5 사전 계약을 받은 결과 준비한 물량의 3배가 넘는 1만여명이 몰리며 완판됐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이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현대차 입장에서 아이오닉5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할 전략 요충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올 상반기 유럽 진출에 이어 하반기 미국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10일 아이오닉5 생산라인 맨아워(투입 인원수) 합의에 이어 증산을 결정하면서 신차 생산과 출고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전기차 부품이 내연기관차보다 20~30% 줄면서 투입 인원 축소 문제를 두고 협의해 왔다.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는 최근 시승차를 시작으로 울산공장에서 아이오닉5 생산에 들어갔다. 다음 달 중순 이후 첫 고객 인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19~20일께 아이오닉5 미디어 시승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 인도를 본격화한다.

아이오닉5 증산으로 전기차 보조금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닉5 출고 이전에 이미 올해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은 4분의 1이 소진됐다. 아이오닉5 출고가 본격화되면 지역에 따라 보조금 대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산 계획은 세웠지만 변수도 남아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100개 이상 많이 필요하다. 업계는 차량 반도체 수급 차질이 올해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