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국내 사설수리업체를 대상으로 수리용 부품과 매뉴얼 등을 제공한다. 사전 인증을 받은 업체에서 정품으로 수리가 이뤄진 경우에는 조건에 따라 보증기간 애플 공식 사후지원(AS)과 리퍼(교환)도 받을 수 있다.
공식서비스센터 방문이 어려운 지역에서 아이폰과 맥 등 애플 제품 이용자 AS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30일 '개별 수리 서비스 제공업체 프로그램(IRP)'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40여개 국가로 확대·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 국내 사설수리업체 프로그램 참여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며, 연내 200개국 이상에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IRP는 애플 공식서비스센터나 공인 서비스 제공업체(AASP)가 아닌 외부 수리업체에도 애플 정품 부품과 도구, 수리 매뉴얼, 진단 시스템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설 수리업체가 프로그램 가입에 지불하는 별도 비용은 없다. 애플로부터 무료 교육을 받고 '공인 테크니션(기술자)' 인증을 받으면 AASP와 동일한 비용에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IRP에 참여한 사설수리업체 목록은 애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IRP 도입에 따라 애플의 폐쇄적 사후지원 정책도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애플은 그동안 외부업체 수리 이력이 있는 아이폰, 맥 등에 대해 공식 사후지원을 거부했다. 앞으로는 IRP에서 정품으로 디스플레이 등을 교체했다면 보증기간 애플 사후지원이 유지된다.
일부 사설수리업체를 대상으로 제기된 저작권 소송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 상생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품 부품을 공급함으로써 품질과 안전 관련 소비자 피해 우려를 최소화하고 서울·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AS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증기간이 만료된 애플 제품에 대해서는 서드파티(비정품) 부품 활용도 허용된다. 다만, 소비자에게 서드파티 사용 여부를 명확히 고지해야 하며 해당 제품의 애플 공식 사후지원은 제한된다. 정품 부품이 사용됐더라도 수리 과정에 기타 기능에 영향을 줬을 시에는 사후지원이 제한될 수 있다.
애플은 IRP를 통해 아이폰 등 교체 부품을 회수, 리퍼비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IRP는 2019년 미국을 시작으로 지난해 유럽과 캐나다 등으로 확대됐다. 현재 1500여개 수리업체가 고객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