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EV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첫 전기차 'EV6'를 공개했다. 공간 활용에 방점을 찍은 아이오닉5와 달리 주행 성능에 집중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비슷한 시기, 비슷한 크기의 같은 플랫폼을 장착해 유사한 상품 전략이 예상됐으나 이를 깬 것이다.
기아가 전용 전기차 EV 시리즈의 첫 모델 'The Kia EV6(더 기아 이 브이 식스, 이하 EV6)'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는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송호성 기아 대표는 “기아 변화를 상징하는 EV6는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진보적 첨단기술, 짜릿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설계했다”고 평가했다.
EV6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주행거리가 다른 '스탠다드' '롱 레인지' 트림 이외 고성능 라인인 'GT-Line' 'GT' 등이 모두 4개 트림으로 출시된다. 국산 전기차 가운데 고성능 모델은 기아가 처음이다. GT는 430㎾급 듀얼모터를 적용한 고성능 설계로, 최고출력 584마력(ps)과 최대토크 740Nm(75.5kgf·m)을 지원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5초에 불과하다. EV6 GT는 내년 출시 예정이지만 국산 전기차 가운데 최고의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EV6는 고성능 라인 외 77.4㎾h 배터리가 장착된 롱 레인지 트림과 스탠다드(58㎾h) 두 가지로 운영된다. 후륜에 기본 탑재되는 160㎾급 전동모터와 짝을 이뤄 1회 충전 시 최대 51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아이오닉5(배터리 용량 72.6㎾h·429㎞)와 비교하면 주행거리가 10% 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륜구동 옵션을 택할 경우 전후륜 합산 최고출력 239㎾, 최대토크 605Nm의 동력 성능을 갖춰 험로에서도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고성능 라인뿐만 아니라 일반 트림의 출력 성능 역시 '아이오닉5'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여기에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 상황에 맞춰 분리 또는 연결할 수 있는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DAS)을 탑재해 후륜과 사륜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 동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800V 충전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 만에 10%에서 최대 80%까지의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며, 4분30초 충전만으로도 100㎞ 이상(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다. 여기에 차량을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을 장착했다.
기아는 31일부터 EV6의 사전 계약을 실시하고, 차량 출고는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스탠다드와 롱 레인지는 각각 4000만원대 후반 및 5000만원대 중반, GT-Line과 GT는 각각 5000만원대 후반 및 7000만원대 초반에 책정될 예정이다.
【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주요 제원 비교(자료 각사)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