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라인 교체, 정책 쇄신 기회로

[사설]경제라인 교체, 정책 쇄신 기회로

청와대가 공석으로 있던 정책실장에 이호승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경제수석에는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이 선임됐다. 기재부 차관도 모두 물갈이했다. 1차관에 이억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2차관에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을 임명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정부 후반에 당면한 현안과 정부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사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강남 아파트 전세금 인상 논란으로 신속하게 경질되고 이호승 경제수석이 자리로 옮기면서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장관을 제외한 정부 경제 라인 모두가 바뀌었다. 기재부에서 청와대로, 청와대에서 다시 기재부로 교차 인사가 이뤄진 점이 이례적이다. 전부 관료 출신이다. 정책실장 자리가 급작스럽게 공석이 생기면서 이뤄졌지만 새로 내정된 인물 모두 정책 실무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경제 전문가다. 청와대 측은 “안일환 내정자는 재정예산·공공기관에 정통하고, 국가 경제 전반에 대한 정책기획과 조정 역량이 뛰어나며, 원활한 소통능력과 정책 추진력을 겸비했다”며 설명했다. 또 “이억원 내정자는 거시경제 및 금융과 관련해 탁월한 전문성을 갖춰 한국판 뉴딜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순히 자리 채우기에 그칠까 걱정이다. 정치권의 관심은 코앞으로 다가온 보궐선거에 쏠려 있다. 정부도 선거 분위기에 휩쓸리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등으로 가뜩이나 주춤했던 경제는 더욱 찬 바람이 불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정권 말이다. 레임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시간은 물론 여유도 없다. 결국 기존 경제정책을 선택해 재정비하는 게 상수다. 여러 과제 중 핵심은 역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일이다. 기업이 마음껏 뛰놀고 시장에 활기가 돌도록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 보여주기 형태의 경제정책은 의미가 없다. 실제 기업과 시장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정권의 운명이 경제에 달렸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 선거는 순간이지만 경제는 평생 안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