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연봉 인상레이스에 비개발 직군 '사교육' 뜬다

PM·마케팅 교육 학원·과외 관심 커져
'게임국가기술자격검정' 문의도 증가
인재 유입·이해 부족…기대·우려 공존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게임기업 비개발 직군 취업을 지원하는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경쟁적으로 이어진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 레이스 영향이다. 산업 전체에 인력 유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의견과 게임업 특유의 이해도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비등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기업 비개발 직군을 위한 학원, 과외, 컨설팅이 등장했다. 각종 프로젝트매니저(PM), 게임기획(스토리), 데이터 분석, 마케팅, 운영, 품질보증(QA) 등에 대한 교육 과정이다.

올해 들어 주요 게임사가 일제히 직원 연봉을 인상하면서 업계에 투신하려는 사람이 늘어 난 데 따른 것이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비개발 직군에서도 이 기회를 활용, 게임 산업에 새로 진입하려는 인력이 증가했다. 이들은 다른 경쟁자에 비해 게임 분야 역량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해당 교육 과정을 찾는다.

교육회사 A사는 최근 비개발 직군반을 확장했다. 게임사업기획, 게임마케팅을 분반했다. 사업기획반은 게임시나리오, 밸런스 기획, 설정 기획 등을 세분화해 교육하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사 취업컨설팅업체 B사는 일대일 과외 방식에 비개발 직군 부문을 신설했다. 전·현직자가 강의한다. 타 업계에서 게임기업으로의 이직을 준비하거나 게임사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개발·운영에 관해서는 이해도가 낮은 이들을 위한 교육이다. 게임 기획, 개발PM, 사업PM, 마케팅, QA 등 어떤 직무를 배워야 할지 상담부터 제공한다.

B사는 4회 48만원 상당의 일대일 과외부터 10회짜리 속성코스(100만원), 30회짜리 일반코스(280만원)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 과정에 수강생이 가득 찼다.

비개발 직군은 개발에 비해 전문성이 두드러지지 않아 사설 교육시설이 많지 않았다. 직무에 필요한 기초 역량을 대학교나 인접 직무를 통해 습득하고, 입사 후 업무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사설 교육기관 관계자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외면 받던 '게임국가기술자격검정'에 대한 문의도 많이 늘었다”면서 “게임 직무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가 올라갔다”고 전했다.

업계는 고등인력이 유입될 기회가 늘어 게임 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낙수효과 때문이다. 기존 고연봉 기업뿐만 아니라 이직을 위한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중소기업으로도 잠재력 있는 인재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이 이들 인재 확보에 노력하는 선순환 구조도 형성될 수 있다. 게임업계는 기획부터 출시, 운영까지 수행한 경험 여부에 따라 직원 역량평가나 대우에 차등을 두고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관심도는 낮지만 학원에서 속성으로 기술을 배운 개발자에 대한 불신도가 높다. 비개발 직군도 비슷할 것”이라면서 “직무와 개인 만족도를 위해 연봉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