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권 최대 숙원 사업은 경영·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다. ESG펀드는 물론 유관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서는 등 ESG경영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데 이어 환경 파괴 등과 관련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중단하는 등 이제 ESG는 전 산업권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금융뿐만 아니다. 유통, 부품소재, 전자자동차 등 내로라하는 그룹사는 물론 국내 상당 기업이 ESG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수립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를 수익사업 모델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ESG 투자 규모는 지난 2020년 6월 말 기준 40조500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관련 투자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여러 해외 국가는 ESG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전략적 금융 비즈니스 모델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5대 금융지주사 등이 ESG에 막대한 투자와 생태계 확대를 약속했지만 갈 길이 멀다.
블랙록, 뱅가드, JP모건, 골드만삭스, 피치, 무디스 등은 이미 ESG를 고려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시장과 교감하고 있다. ESG 상품·투자는 물론 리스크 관리 평가 체계까지 도입했다.
한국도 민·관이 ESG 생태계 확대에 호흡을 맞춰야 한다. ESG 싱크탱크를 조속히 만들고 구심점을 찾아야 한다. 지금이 기회다. 한국형 ESG로 세계를 호령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조심해야 할 것은 또 있다. ESG가 세계적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해서 무작정 해외 비즈니스 모델을 베끼면 안 된다. 한국 산업과 환경, 노사관계 등 특성에 맞는 ESG 지표를 만들고 유관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K(코리아)-ESG를 구축해야 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탄소 제로'를 사실상 선언했다. ESG는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도 필요하다. 기업들이 더 이상 ESG를 피할 수 없는 생존 무기임을 잊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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