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방향을 공식 발표한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전신인 LG정보통신에서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후 26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재기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지만 반전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LG전자 스마트폰을 선택한 소비자가 있었다. 성공작도 있었고 실패작도 있었지만 해마다 새로운 도전과 독특한 기능 탑재를 높이 평가한 LG전자 마니아도 적지 않다.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음질 음원과 하이파이 오디오 출력 기능, 높은 내구성을 보장하는 밀리터리 스펙 등으로 회자되는 LG전자 스마트폰의 특장점이다.
듀얼스크린을 장착한 LG V50 씽큐와 스위블 모드를 처음 적용한 LG 윙 역시 독자적인 사용성과 깔끔한 디자인에 만족감을 보인 사용자가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LG전자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애정과 호감으로 LG전자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도 있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이용자는 남는다. 뒤끝이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는 자칫 LG전자가 추진하는 미래 사업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용자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사후지원은 끝까지 계속돼야 한다.
하드웨어(HW) 수리를 위한 부품 확보는 물론이다. 운용체계(OS) 업그레이드와 보안 패치 등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역시 2년 이상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 중고폰 잔존 가치 보존을 위해 LG전자 가전 구입 등과 연계한 중고보상 프로그램 도입도 한 방법이다.
누적 적자 5조원에 이르는 사업을 털어 낸 LG전자가 다시 한 번 성장의 날개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자동차 전장과 로봇 등 새로운 분야의 전망도 밝다. 본격적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에 앞서 오랜 기간 함께해 온 스마트폰 이용자와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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