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첫 폴더블폰을 내놨다.
샤오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폴더블 스마트폰 '미믹스폴드'를 공개했다. 모양부터 이름까지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를 닮았다.
마치 카피 제품처럼 유사한 외형에 관심이 집중됐다. 비슷한 만큼 경쟁이 될까?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봤다.
◇ 최고 주사율...미믹스폴드 90Hz ↔ 갤Z폴드2 120Hz
두 기기 모두 책을 펼치고 접는 것 같은 '인폴딩' 방식이 적용됐다. 외향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
접었을 때 보이는 외부 화면은 △미믹스폴드 6.52인치 △갤Z폴드2 6.2인치다. 크기는 유사하지만 비율이 상이하다. 화면 비율로 보면 미믹스폴드가 27:9로, 갤Z폴드2(25:9)보다 다소 좁은 느낌이 든다.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선 갤Z폴드2 외부 화면이 여전히 가로로 좁아 실용적으로 사용하기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는 △미믹스폴드 8.01인치 △갤Z폴드2 7.6인치다. 이번엔 주사율이 다르다. 갤Z폴드2에는 외부 60Hz(헤르츠), 메인 120Hz 주사율이 적용됐다. 미믹스폴드는 반대다. 외부 90Hz, 메인 60Hz로 오히려 메인 화면 주사율이 낮다.
1초에 화면을 출력하는 횟수를 뜻하는 주사율은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 속 콘텐츠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미믹스폴드는 최고 주사율 90Hz로, 120Hz 고주사율을 구현한 갤Z폴드2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스펙을 갖췄다.
미믹스폴드 무게는 317g으로 갤Z폴드2(282g)보다 무겁다.
◇ 샤오미 '가성비' 공격...삼성 갤Z폴드2 출고가 239만원→189만원으로
'가성비'로 잘 알려진 샤오미는 첫 폴더블에서도 그 명성을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믹스폴드 출고가는 9999위안(약 172만원)에서 시작한다.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이지만 경쟁사 폴더블보다 저렴하다.
지난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이동통신3사는 갤Z폴드2 출고가를 기존 239만8000원에서 189만2000원으로 인하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약 7개월만에 처음이다.
업계는 이 같은 가격 인하가 100만원대 폴더블폰을 출시한 샤오미, 지속적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하고 있는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를 의식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 갤Z폴드2, 출시 6개월 지난 만큼 후속작 업그레이드 기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어떨까.
미믹스폴드는 퀄컴 최신작 '스냅드래곤888'을 탑재했다. 작년 9월 출시된 Z폴드2는 '스냅드래곤 865+'가 적용됐다. 두 제품 출시일은 약 7개월 차이가 난다.
미믹스폴드 배터리 용량은 5,020mAh로 67W 유선 충전을 지원한다. 37분 만에 완충이 가능한 정도다. Z폴드2는 4,500mAh 배터리를 탑재, 최대 25W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미믹스폴드 후면 트리플 카메라는 △1억800만화소 메인 △1300만 화소 초광각 △800만화소 망원으로 구성됐다. Z폴드2는 1200만화소의 메인·초광각·망원 카메라를 탑재했다.
줌 기능에선 샤오미가 앞섰다. 미믹스폴드 망원 카메라는 3배 광학·30배 하이브리드 줌을 지원한다. Z폴드2는 2019년 출시된 전작과 동일한 2배 광학·10배 디지털 줌이 유지됐다.
◇ 하반기 다양한 폴더블폰 나온다..."Z자로 두번 접는 더블 폴딩까지"
삼성은 올 하반기 보급형 '갤럭시Z플립 라이트'를 포함해 최소 3종의 폴더블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Z 폴드3'과 '갤럭시Z플립2'가 대표적이다.
특히 차기 Z폴드는 삼성 폴더블폰 최초로 S펜을 내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방수 기능 적용이 예상돼 기대를 모은다.
화면을 두 번 접는 폴더블폰 신제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과 바깥으로 접는 아웃 폴딩 방식이 결합됐다.
두 번 접는 '더블 폴딩(Double-folding)' 폼팩터는 지난해 삼성이 출원한 관련 특허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아직 제품 세부 사항을 결정하는 단계로, 외부 화면 비율을 16:9 또는 18:9로 기존 스마트폰과 일치시켜 다양한 앱을 고해상도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 독주 체제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면은 키우고 휴대성은 지키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폼팩터를 개발 중이다. 이에 화면을 접는 폴더블, 작은 화면에서 더 크게 늘릴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두 개가 힌지로 연결된 듀얼 스크린 등이 등장했다.
폴더블이라는 폼팩터는 새롭고, 삼성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그런데 이제 샤오미까지 유사한 폴더블폰을 내놨다. 아직은 선두에 있는 삼성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삼성 독주 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까.
차세대 폼팩터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일반 '바(Bar)' 형태 스마트폰에 비해 가격도 비싸고 무게도 무겁다. 일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왜 접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삼성은 지난 2019년 첫 번째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다양한 기술로 혁신을 거듭해왔다.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갤럭시Z폴드2는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폴더블폰"이라면서도 "(삼성이) 샤오미 등 새로운 라이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폴더블 전쟁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인다. 업계는 샤오미 같은 후발 주자들이 기존 폴더블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디자인·기술 등 차별화된 요소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