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전면 철수함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와 애플만 남게 됐다.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매년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하고 있지만 2%에 채 못 미치는 점유율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동통신사 역시 LG전자를 대체할 신규 브랜드 론칭에는 미온적이다. 무엇보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국내 소비자 불신이 크다. 신제품 출시를 위한 최소주문수량(MOQ) 확보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 애플 20%, LG전자 13%다. 운용체계(OS) 간 사용자환경(UI) 차이를 고려하면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는 대부분 동일한 안드로이드OS를 쓰는 삼성전자 갤럭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도 이를 의식한 듯 갤럭시S21 시리즈와 폴더블 스마트폰 구입 시 중고폰 추가 보상 판매 기종에 LG V50 씽큐를 추가했다. 기본 중고 시세에 최대 7만원까지 추가로 보상,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를 흡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면서 불합리한 가격 인상 등 독과점 폐해가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LG전자 스마트폰 수요가 상당수 보급형 모델에 기반을 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저가 시장에서 단말 선택권 축소로 인한 소비자 후생이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도 다양한 기종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국내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해외에 비해 출시 모델 숫자나 출고가 정책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애플 또한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를 판매하고 있으나 출시 주기가 비정기적이다. 경쟁 구도를 이루던 LG전자가 사라짐에 따라 삼성전자 마케팅 프로모션이나 지원금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LG전자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LG전자가 10% 점유율을 유지하던 북미 시장에서도 모토로라와 원플러스 등 중국계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서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A 시리즈를 필두로 중저가 제품군을 강화, 점유율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