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1995년 MC사업본부 전신인 LG정보통신에서 휴대폰 사업을 시작했다. 국산 휴대폰 가운데 최경량을 자랑하던 '화통'부터 프리웨이, 싸이언, 프라다폰, 초콜릿폰, 김태희폰, 와인폰 등 시대를 풍미한 다양한 브랜드로 이동통신 단말 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스마트폰 시대에 는 옵티머스와 G·V 시리즈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축적했다.
◇초콜릿폰 등 피처폰 흥행
LG전자는 피처폰 시절 미국 CDMA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10년 3분기에는 분기 판매량이 2800만대에 육박하며 세계 휴대폰 시장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피처폰 시대 막바지 초콜릿폰·샤인폰·프라다폰 등 인기 브랜드 성공은 역설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전환이 늦어지는 악수가 됐다. 2008년 2분기 LG전자 휴대폰 영업이익률은 분기사상 최대인 14.4%를 기록했으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당시 애플 아이폰이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고,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를 준비하는 동안 LG전자는 후발주자로 뒤쳐졌다.
이듬해 6월 윈도OS를 탑재한 아레나폰을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아레나폰 부진을 털기 위해 같은 해 9월 초콜릿폰의 명성에 기댄 '뉴초콜릿폰'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반전에는 실패했다.
한 발 늦은 대응은 연이은 실책으로 이어졌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했다. 누적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스마트폰만을 만드는 독자 기업이었다면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발전 이끈 최초·혁신의 역사
LG전자는 스마트폰에 다양한 혁신 기술을 과감하게 도입,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물론 혁신 기술 최초 도입이 흥행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모바일 트렌드를 발전시키고 스마트폰 생태계를 다양화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LG그룹 계열사가 확보한 첨단 기술을 집약, 옵티머스G는 '커버유리 완전 일체형 터치(G2 터치 하이브리드)'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LCD 디스플레이 패널 두께를 기존 대비 27% 가량 줄인 기술이다.
옵티머스G는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고 2012년 미국 컨슈머리포트 스마트폰 부분 1위에 선정됐다.
이듬해 LG G2에 도입한 하이파이 사운드 기능은 LG전자 스마트폰이 고음질 음향기기 마니아 사이에 입소문을 탄 계기가 됐다. 후속 모델인 LG G3에는 쿼드 HD 디스플레이를 첫 탑재, 스마트폰 고해상도 경쟁에 신호탄을 쐈다.
2015년 선보인 LG G4는 국내 최초로 800만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셀피 촬영이 스마트폰 핵심 트렌드로 부상할 것을 내다본 한 수다. 이어 LG G5에는 최초로 기기간 결합 가능한 '모듈 방식'을 도입, 획일화된 디자인의 스마트폰 시장에 폼팩터 혁신을 시도했다.
스마트폰 전·후면에 카메라 모듈 5개를 배치한 '펜타 카메라', 세계 최초 정맥 인식 기능 등도 LG전자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 LG V50 씽큐를 통해 선보인 듀얼스크린과 LG 윙에 적용된 동영상 짐벌 기능 등도 이전의 스마트폰에서 찾아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능이다.
지난해에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새로운 스마트폰 전략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공개, 세계 최초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제품으로 남고 말았다.
LG전자 스마트폰 최초·혁신 기술 사례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