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社 변신은 '무죄'...맥주·와인 판매 늘린다

위스키社 변신은 '무죄'...맥주·와인 판매 늘린다

대형 위스키 업체들이 맥주, 와인 등 타 주종 수입에 적극 나서며 타개책을 찾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유흥업소 영업 중단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새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이다.

6일 업계와 관세청 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3246만3000달러(약 1478억원)로 전년 보다 13.9% 감소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지난 1999년(1억1591만9000달러) 이후 21년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위스키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음주 문화 변화로 유흥업소 중심으로 판매해온 위스키 소비 시장이 빠르게 저물고 있는 탓이다. 반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보다 맥주나 와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늘었다.

위스키 전성기를 보낸 위스키 업체들은 몸집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 수입사 에드링턴코리아는 국내 법인을 철수했고 '조니워커'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도 국내 생산 중단과 함께 이천공장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충격은 더욱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위스키 주 소비 장소인 유흥주점이 집합금지업종이 되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위스키 업체들은 주력 판매 주종인 위스키보다 맥주나 와인 등 타주종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위스키 '임페리얼'로 유명한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최근 자회사 인터리커를 통해 와인 수입 확대에 나섰다. 인터리커는 지난해 프랑스 보르도 와인 '무똥 까데(Mouton Cadet)'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무똥 까데는 프랑스 보르도 대표 와인으로 90년 전 출시됐으며 전 세계 100개국에서 매년 1000만 병 이상이 팔리는 브랜드다. 1993년 한국에 처음 출시된 무똥 까데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랑스 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리커는 루즈, 블랑, 뀌베 헤리티지, 리저브 마고, 리저브 쏘테른, 리저브 쌩떼밀리옹 등 무똥 까데 6종을 출시하고 판매망을 넓힐 예정이다.

위스키社 변신은 '무죄'...맥주·와인 판매 늘린다

골든블루와 디아지오코리아는 수입 맥주로 눈을 돌렸다. 골든블루는 2018년 '칼스버그' 국내 독점 수입,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맥주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칼스버그는 세계 4대 맥주 회사인 칼스버그 그룹에서 생산하는 라거 맥주다. 최근엔 비알코올 맥주인 '칼스버그 0.0'을 출시해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흑맥주 '기네스'와 에일맥주 '홉하우스'를 수입, 유통하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작년 댄 해밀턴 대표를 선임하고 맥주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댄 해밀턴 대표는 일본에서 근무하며 위스키와 기네스 맥주를 성공시킨 인물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은 경기와 동행하는 흐름이 뚜렷한 업종”이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빨라진 주류 문화 변화에 발맞춰 업체들도 타주종 판매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