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조정호 교수팀, 인간 자극-반응 모사하는 인공 신경계 시스템 개발

연구팀 사진, 사진 왼쪽부터 조정호 교수, 김성찬(공동제1저자), 노동규(공동제1저자)
연구팀 사진, 사진 왼쪽부터 조정호 교수, 김성찬(공동제1저자), 노동규(공동제1저자)

연세대(총장 서승환)는 조정호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의식적 반응을 모사하는 인공 신경계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자를 사용해 인간의 신호전달 시스템을 모사한 연구다. AI 반도체 소자와 인공 신체기관(인공 의수 및 인공 신경계 등)을 융합하는 미래 헬스케어 및 소프트 로봇 기술 가능성을 열었다.

인간은 다양한 자극을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정교한 반응 시스템을 갖고 있다. 반응 시스템은 의식 유무에 따라 무의식적 반응과 의식적 반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무의식적 반응은 무릎 반사와 같이 인간 의사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반응이다. 반면 의식적 반응은 떨어지는 휴대폰을 잡는 것과 같이 사람의 의식적 결정이 동반된다. 반복 학습을 통해 자극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빨라지도록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인간 자극-반응 시스템을 모사하는 '인공신경 시스템'은 인공 의수 제작 및 손상된 신경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 연구진이 사람에게 적합한 인공신경 시스템 제작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무의식적 반응을 모사하는 연구에 국한돼 인공신경 시스템 효용성이 부각되지 않고 있었다.

인간의 자극-반응 시스템을 통한 의식적인 반사 및 인공 시스템에 사용된 인공 소자의 모식도, 자료=연세대
인간의 자극-반응 시스템을 통한 의식적인 반사 및 인공 시스템에 사용된 인공 소자의 모식도, 자료=연세대

조정호 교수팀은 AI 반도체 소자(인공 시냅스 소자)를 기반으로 사람 망막으로 들어온 신호(외부자극)에 대한 의식적 반응을 모사했다. 시각 정보처리에 필요한 '망막, 시냅스, 뉴런, 근육'을 각각 '양자점 광검출기, 유지형 전기 이중층 트랜지스터, 상보성 금속 산화물 반도체 기반 뉴런회로, 로봇 손'으로 대체해 인공 자극-반응 시스템을 개발했다.

제작된 시스템은 AI 반도체 소자 학습 및 데이터 처리 능력을 활용해 반복적 빛 신호에 대한 로봇 손 반응 속도를 제어했다. AI 반도체 소자 학습능력은 이온 이동속도를 느리게 전환하는 유지형 전기 이중층을 통해 구현됐다. 해당 소자 학습에 쓰이는 신호는 양자점 광검출기를 통해 전달됐다. 이때 사용된 광검출기는 기존 광검출기와 달리 연속적 빛 신호를 펄스 형태 신호로 변환하는 뉴런회로와 결합돼 AI 반도체 소자 학습에 용이한 신호를 내보내는 특성이 있다.

연구진은 인체 자극 수용 시스템과 매우 유사한 인공신경 시스템을 구현해 외부자극에 대한 의식적 반응을 가능하게 했다. 이 연구결과는 데이터 처리 및 학습 능력을 통해 단순한 신호전달이 아닌 의식적 반응을 모사했다는 점에서 향후 AI 반도체 소자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조정호 교수는 “이 연구는 단순한 자극 전달 및 무의식적 반응을 모사한 자극-반응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한 연구”라며 “전자소자를 이용한 생체모사 연구가 단위 소자 영역에서 벗어나 인간 신경시스템을 모사하는 연구로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4월 9일(현지시간) 게재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