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적극적 재정 지출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라고 정부 부처에 지시했다. 특히 2030 청년 세대 일자리 해소를 위해 정부가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회복기에 접어든 만큼 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 지원도 강화하라고 덧붙였다.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여당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청년층 불만을 해소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경기가 회복돼도 없어진 일자리는 금방 회복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상반기 중 코로나 이전 수준의 경제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회복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 회복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아직 많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진단했다.
이에 정부 부처에 “지금까지 해온 이상으로 적극적 재정 지출을 통해 취약계층과 저소득층 지원,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특히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는 청년들이 코로나 충격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며 “그 어려움을 빨리 해소해 주지 못하면 청년 시기를 넘어 생애 전체가 불안한 삶에 처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른바 '락다운(lockdown) 세대'가 될 수도 있다며 청년층에 대한 지원책을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순위 두어야 할 중차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에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함께 나누며, 기존의 대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며 “청년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이 돼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회복기에 들어선 만큼 이 기회에 민간 기업이 더 좋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디지털과 데이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분야 등 미래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직업훈련을 강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노력을 특별히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주택정책에서도 청년층을 위한 지원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주거 안정 또한 청년들의 가장 절박한 민생 문제”라며 “주택공급 확대와 함께, 청년들을 위해 세심하게 정책적으로 배려할 수 있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장(장관급 국무위원)으로 국무회의 첫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 청사에서 화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토론 말미 발언권을 얻은 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간이진단키트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빠른 사용허가를 요청했다. 오 시장은 “방역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버겁다. 새로운 시도, 아이디어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 국민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개정과 국토부의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동주택 가격 결정 과정에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주무 부처 장관들은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자가진단키트에 대해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양성자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며 전문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을 겸하고 있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자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경우 중대본과 협의해 달라. 협의를 거치지 않으면 방역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공시가격 관련 오 시장의 제안에 “지금도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거나 “정부가 임의로 조정할 여지가 없다”며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토론을 경청한 문 대통령은 정리 발언을 통해 “서울시장께서 제안하고 관계 부처에서 답변을 했는데, 요약된 제안과 짧은 답변만으로 충분히 소통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 관계 부처가 국무회의 이후에도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방역과 부동산 모두 서울시가 가장 큰 비중을 갖고 있다며 “충분한 소통으로 각 부처와 서울시가 같은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상반기 중 경제회복 분명...회복세 체감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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