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여야 협치'를 두고 윤호중·박완주 의원이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차기 원내대표 역할로 윤 의원은 원구성 재협상 없는 '개혁입법 완수'를, 박 의원은 여야 재협상과 '당내 소통'을 강조했다. 선거 참패 원인 중 하나가 '조국 사태' 아니냐는 질문에 두 의원은 모두 '총선에서 이미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대표에 출마한 두 의원은 13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가졌다.
◇원구성 재협상, 윤호중 “여유 없어” 박완주 “협치 위해 필요”
이날 여야 협치인 '원구성 재협상'과 관련해 윤 의원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18석을 독식하고 있는 현 상황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1기 원내대표의 원구성안 협상은 유효하다”며 “지금 원구성 관련 협상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법제사법위원장이니 원내대표가 되면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주느냐는 의문이 있는데 절대 그런 게 아니다”라며 “유능한 개혁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당장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의원은 “지난 1년 정치가 사라졌다. 상임위 배정과 부의장 선출문제를 해결하겠다”며 “174석 집권여당답게 원칙은 지키되, 야당과 함께 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21대 국회의 모습은 여야가 국민을 위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협치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겨주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요구하는 법사위 내놓으라고 하는 협상에는 응할 수 없다”면서도 “모든 것을 열어놓고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하겠다. 민주당은 어차피 모든 상임위의 과반 이상”이라고 말했다.
◇조국 사태 “이미 총선에서 평가 받아”
조국 사태를 두고는 두 의원 모두 '총선에서 심판받았다'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조국 전 장관 문제는 대통령 인사권에 국가의 범죄수사 업무를 총괄해서 책임지는 검찰총장이 인사에 개입한 부적절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모든 가족사, 일상사가 정의롭고 국민들은 반드시 공정하다고만은 보지 않는다”며 “2030 청년층의 비난도 샀고, 당이 대단히 힘든 과정을 겪는 원인이 됐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나 1년 반 전에 진행됐던 사건으로, 그 사건에 대해서는 지난해 총선을 통해 충분히 국민적 평가와 심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과정에 공분이 있었고, 저도 검찰청 앞에 가서 시위에 참여했다”면서도 “가족사이지만 아빠카드, 엄마카드로 가장 예민한 학력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는 부분을 보여줬고 정부에 의심을 갖게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을 통해서 극복은 됐지만 젊은층은 공정에 대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개인적으로 사실관계와 평가에는 성역이 없다고 본다. 조국 사태 그 자체를 논하는게 금기시되는 당의 문화는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두 후보 모두 '의총·회의 시스템화'
민주적 원내 운영을 위해선 윤 의원은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와 초·재선 회의를 정례화하겠다”며 “선수별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대표의원은 원내지도부에 임명해서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대면 의총을 정례화”를 내세웠다. 그는 “지난 1년 코로나19의 이유도 있었지만, 소통부재와 질식할 만큼의 일방주의는 우리가 극복 해야할 과제”라며 “일방적·비개방적 정책논의는 174명 모두를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고 1기 원내대표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책 의총과 초선 의총을 시스템화 하겠다”고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