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최근 '2050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미래 대담' 행사에서 화석에너지를 퇴출하고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해 소형 모듈러 형태의 원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MR로 태양광 등 신재생이 채우지 못하는 에너지 공백을 메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MR는 빌 게이츠도 언급한 소원자력 활용 기술이다. 기존 원전과 달리 안전성이 높다. 재해가 발생했을 때 이론적으로는 방사성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으며, 사용 후에 핵연료 발생량도 줄일 수 있다.
이 의원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이번 정부의 기조는 '탈원전'이다. 더 이상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가동하고 있는 원전도 점차 줄여 나가겠다는 게 정책 목표다. 이를 감안하면 여권에 몸담은 이 의원의 주장은 파격적이다. 물론 SMR는 이 의원 설명대로 원전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규모가 작은 원자로일 뿐이다. 대부분 에너지 전문가가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재생에너지 보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SMR 같은 에너지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도 원전은 원전이다. 원자력을 발생하는 기본 원리는 같다. 자칫 해석하기에 따라 당 내부와 당을 지지하는 핵심층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이 의원이 SMR를 언급한 데는 이상과 현실을 정확하게 알기 때문이다. 원전은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관심을 보이는 에너지원이다. 반면에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탈원전 지지와 원전 지지가 팽팽하게 갈리는 게 당연하다. 따져 보면 정책적 선택일 뿐이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 입장에서는 이상과 현실 간극을 슬기롭게 메워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 SMR는 안전성도 보장될 뿐만 아니라 수출도 유망하다. 그동안 쌓은 원전 개발과 운영 노하우를 활용하면 상용화도 어렵지 않다.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신재생만으로 부족하다. 대체 에너지원이 시급하다.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