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누구나 불법 주정차된 공유 전동킥보드를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 구축된다. 신고 현황은 서울시와 지방자치단체·운영업체에 투명하게 공유되고, 이후 후속처리 내역 기록도 남겨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티머니가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 단속 시스템 공동 구축에 들어갔다.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고 티머니가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한다.
이달 간담회를 열고 공유킥보드 업계 의견을 수렴한 후 오는 6월 시스템 오픈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한다.
현재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 단속은 서울시나 각 지자체, 운영사를 통해 접수되는 시민 민원 또는 담당 공무원 현장 적발에 의존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이 핫라인을 통해 각 운영업체에 통보하면 민원 발생 3시간 이내에 수거 후 재배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각 업체의 운영 태도에 따라 수거율에서 큰 차이가 있는 상황이고, 민원 접수 창구가 일원화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았다.
새롭게 선보이는 주정차 단속 시스템은 서울시와 공유킥보드 운영사가 접근 가능한 공동망 구축 방식이 유력하다. 불법 주정차된 킥보드를 발견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위치 정보 등을 입력하면 해당 신고 시간을 기점으로 3시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모바일 웹사이트 방식으로 신고 사이트를 구축,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QR코드 인식 등을 통해 처리 대상 킥보드의 운영사를 쉽게 구분하는 기술 도입도 논의하고 있다.
신고가 접수된 후 3시간 이상이 지나도 운영업체가 이를 수거해서 처리하지 않으면 서울시가 이를 견인업체에 넘기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대당 약 4만원의 견인료는 운영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횡단보도 등 금지구역에 주차된 전동킥보드는 지자체가 즉시 조치해서 처리한다 하더라도 일반 보도에서 민원이 발생한 경우 운영업체 수거 조치 여부 확인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면서 “수거 민원에 대해 전화 응대를 하지 않는 업체도 있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규제 대신 기술적으로 기존 방식 문제를 보완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유킥보드 업계는 신고 시스템 도입이 과도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견인 건당 수입을 얻는 견인업체들이 악의적으로 전동킥보드 위치를 조작해서 허위 신고를 할 경우 대응이 어렵다”면서 “민원 협조가 잘 이뤄지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간 차이가 큰 상황인데 '파파라치'에 가까운 시스템 도입은 업계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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