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쇄신용 대규모 인사카드를 꺼냈다. 국무총리와 주요 경제부처 장관을 모두 교체했다. 청와대 참모진도 개편했다.
지지율 하락 속 국정동력 확보가 목적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당내 결속을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경제부처 장관에 모두 정통관료 출신과 기업 출신을 지명하면서 정부의 친기업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련기사 4면>
문 대통령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후임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경북 상주 출신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이다.
대표적 비문인사임에도 당내 입지는 공고하다. 특히 민주당이 약세인 대구경북(TK)에서 두 번 고배를 마신 끝에 지역구 의원에 당선된 경력도 갖고 있다. 지역갈등 봉합은 물론 내년 대통령선거과 지방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노린 카드로 읽힌다.
경제부처 장관 후보자는 관련 산업전문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는 문승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이 선택됐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박준영 해수부 차관이 내정됐다.
그간 관료를 배제한 채 여당 출신 정치인과 학계 출신 인사 등을 중용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공직사회 '개혁' 보단 '안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권 말기 권력누수를 뜻하는 레임덕이 공직사회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비춰봤을 때 이제는 국정성과를 내야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임명한 이후 지속적으로 기업과의 협력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경제부처 수장이 관료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민관 협력 역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확대경제부처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한 자리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대표를 초청해 '투자'와 '고용'을 특별히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 주시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국정 우선순위임을 분명히 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일선에서 직접 정책을 추진해 오던 전문가들을 각 부처 장관으로 기용한 이번 인사는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동력을 새롭게 마련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가기 위해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4·7 재보궐선거 패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청와대 참모진도 개편했다. 여당과 야당, 국민, 언론과의 소통에 방점을 두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방역기획관도 신설했다. 정무수석에는 이철희, 대변인에는 박경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방역기획관을 신설하고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내정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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