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중국 제조사와 미국, 일본 등 글로벌 특허관리전문업체(NPE)가 모바일·통신 기술 관련 특허 매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는 자동차 전장과 로봇 등 미래사업 시너지를 고려, 핵심 기술은 매각하지 않고 내재화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말 설계·생산 등 관련성이 낮은 비핵심 분야 특허는 고정비 절감 차원에서 수익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바일 분야 핵심 특허와 관련해 기술 유출 논란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재산권(IP) 전문기업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국내 브로커를 통해 LG전자 특허가치 산정과 권리관계 파악 등 매입 추진을 위해 국내 IP 대행사를 접촉했다.
중국 내수 시장 1~2위 자리에 오른 오포, 비보와 샤오미 등은 국내 유력 특허 법인에 브로커를 통해 특허권 매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조사는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린 방어적 목적으로 LG전자 특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 여파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되고 LG전자까지 모바일 사업을 공식 종료하자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된 특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오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특허 거래를 위한 외부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비보도 자체 특허 출원 규모를 매년 늘려 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브로커를 접촉, 특허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허 전문가는 19일 “최근 들어 수차례 LG전자 특허 관련 문의를 받고 있다”면서 “핵심 기술로 꼽히는 통신 분야 표준 특허에 특히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허괴물'이라 불리는 글로벌 NPE도 LG전자 특허를 매입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로 미국과 일본계 자본이 투입된 업체로, 침해 소송을 통한 배상금 요구 등 공격적인 수익화 활동에 특화됐다. LG전자 스마트폰 특허를 확보, 삼성전자와 애플 등을 상대로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 역시 주요 소송 대상으로 건당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 배상금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 아래 LG전자 특허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미국 텍사스 소재 NPE 이볼브드와이어리스는 LG전자가 10년 전에 개발한 롱텀에벌루션(LTE) 특허를 매입,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까지 조사에 나선 상태다.
특허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단순 매각 이외에 라이선싱, 로열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무형자산 수익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직접 생산·유통하지 않는 만큼 더 유리한 조건에서 기존 경쟁사와 라이선싱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장과 로봇, 스마트홈 등 미래 사업과 시너지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허 브로커 접촉 사실은 확인할 수 없다”면서 “통신 표준 특허권에 대해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非 핵심분야 수익화 창출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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