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서비스' 경쟁이 심화한다. 기기 본연의 기능을 넘어 사용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차별화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 사용자경험(UX)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제품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기기 간 연결성이 강화된 스마트홈 환경에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 홈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에서 냉장고, 공기청정기,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 대상으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기기를 외부에서 작동하거나 모니터링하는 것을 넘어 사용 데이터를 학습해서 최적 기능을 제안하는 등 고도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홈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에서 △반려동물 관리(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스마트 쿠킹(모든 조리기기) △공기 질 관리(공기청정기) △에너지 사용량 관리(전체 기기) △의류 관리(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원격진단(전체 기기) △위치 확인(모바일 기기) 등 7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19년에는 원격진단이나 위치확인 서비스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반려동물 관리, 스마트 쿠킹, 의류관리 등 서비스를 대거 추가했다.
스마트 쿠킹 서비스는 사용자의 식성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레시피를 추천하거나 시중 간편식 바코드를 찍으면 자동으로 조리법을 띄워 준다.
이에 맞서 LG전자도 홈 IoT 플랫폼 '씽큐'에서 사용 환경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에너지 사용량 관리(에어컨, 스타일러 등) △공기 질 관리(공기청정기) △의류 관리(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스마트 쿠킹(냉장고) 등 삼성전자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의 강점인 스타일러·세탁기·건조기 사용 고객은 홈 IoT 플랫폼 씽큐에서 나만의 코스를 만들어 의류를 세탁·관리하거나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코스를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업체가 가전 본연의 기능을 넘어 부가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차별화한 UX가 곧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갈수록 제품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고객 선택은 차별화한 UX에 달렸다. 제품 판매가 끝이 아니라 추가로 누릴 수 있는 기능을 지속 개발, UX를 강화하면서 고객 충성도를 유도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끼리 연결이 강화되는 스마트홈 환경에서 UX도 고도화해야 한다”면서 “단순한 원격작동을 넘어 데이터에 기반을 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UX를 높이는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삼성, LG 양사 가전 서비스는 유사한 흐름이지만 차별화 경쟁은 지금부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동안 연결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연결된 환경에서 어떤 차별화한 UX를 보여줄지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데이터에 있다. 연결된 가전 환경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혁신적 AI 기술로 분석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도권 확보의 열쇠다. 부가 서비스 대상 가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서비스를 개인 맞춤형으로 더 고도화, UX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중반부터 가전 기기에 센서와 와이파이를 내재하면서 집안 대부분의 가전이 연결되는 스마트홈 환경을 맞았다”면서 “이제 연결된 환경에서 어떤 UX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인 가운데 가전 연결성을 확대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스마트홈 서비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