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르는 보상형 아케이드게임, 업계 구원투수될까

사진 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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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규제유예 제도를 활용해 실시하는 '점수보상형 아케이드게임(리뎀션)' 시범사업이 이르면 6월 말부터 시작된다. 침체된 아케이드 게임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리뎀션 인지도가 낮은데다 부정적 인식이 일부 남아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22일 문체부에 따르면 리뎀션 시범사업이 6월 말부터 9월까지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이달 초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4개사가 50대씩 기기를 수입하고 전기·전파 검사를 받아 현장에 투입한다.

리뎀션은 점수보상형 아케이드 게임을 통해 얻은 포인트나 티켓을 모아 원하는 경품으로 교환하는 형태다. 사용자가 오락실 농구 같은 체감형 게임을 즐기면 그 결과에 따라 포인트나 티켓을 적립하는 일종의 멤버십 마케팅이다.

미국 등지에서 가족형 게임센터가 주류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근간이다. 연관 업종과 융합해 복합 문화매장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소액으로 게임을 즐기고 포인트를 적립함으로써 업장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침체된 아케이드 게임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기대받는다.

이 분야 핵심 모델이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금지됐다. 바다이야기 사태 등으로 불거진 사행성 논란 때문에 2007년 이후 금지됐다. 그 사이 중국 아케이드 산업은 정부 전폭 지원 아래 개발, 생산, 글로벌 유통의 고른 발전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문체부는 지난 7일 규제유예 제도를 활용해 리뎀션 시범사업을 결정했다. 4개 사업자(펏스원과 에이앤드에이 엔터테인먼트, 영배, 주식회사짱)를 선정해 2년 간 시범사업을 운영한다.

전체이용가 게임과 기계식 게임, 이용자 능력에 의한 게임, IC카드 등 전자적 지불수단을 보유한 게임에만 허용해 사행성 여지를 차단했다. 사업 종료 후 타당성을 검토해 법제화할 계획이다.

국내에 도입된다면 게임장이 가족친화형 여가공간으로 정착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테스트를 거치면서 해외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해외에서 드라마, 영화, K팝 등과 융합한 K컬쳐 복합문화공간마련까지 노려볼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1년 정도 진행하면 윤곽이 잡힐 것”이라면서 “이를 기반으로 법 개정을 준비하고 사후관리 대책 등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리뎀션이 정착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자신문이 최근 5일 간 서울 강남, 노량진, 사당, 노원, 건대, 홍대 등지 오락실 방문객에게 리뎀션에 대해 물어본 결과 100명 중 21명만이 알고 있었다.

리뎀션을 설명해주고 리뎀션 카드가 있으면 게임장을 재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절반가량이 '긍정적'이라고 대답했다. “시간이 비어서 잠깐 들렸기 때문에 딱히 찾아서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변도 비등했다. “카지노 같은 것이냐”는 반문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줄곧 부정적으로 인식됐기에 변화가 반갑다”며 “기계식 게임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쉽지만 시범사업이 시작되면 리뎀션 인식 개선과 홍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