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규진 교수팀, 나뭇잎 움직임 모사한 수중 소프트 로봇 개발

서울대 공과대학(학장 차국헌)은 기계공학부 조규진(인간중심 소프트로봇기술연구센터장) 교수 공동 연구팀이 종이처럼 얇은 수중 소프트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얇은 피부 형태의 밀도 분포 제어 기술을 개발해 종이처럼 얇은 구조의 새로운 수중 거동 형태를 만들어냈다. 이 성과는 수중 소프트 로봇의 새 형태와 기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인정받아 로봇 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21일 자로 게재됐다.

나뭇잎의 팔랑거리는 낙하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헤엄치는 나뭇잎 로봇의 모식도, 자료=서울대 공대
나뭇잎의 팔랑거리는 낙하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헤엄치는 나뭇잎 로봇의 모식도, 자료=서울대 공대

연구진은 '나뭇잎이 공기 중에서 팔랑이며 낙하하는 운동'에서 핵심 원리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나뭇잎이나 종이와 같이 가볍고 얇은 물체는 공기 저항에 의해 특별한 추진력 없이도 다채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연구진은 이 움직임이 물체의 밀도 분포에 크게 의존하고, 수중 환경에서는 이 효과가 보다 극대화되는 점을 규명했다. 열에 반응하면 큰 폭으로 밀도가 변하는 연성 복합재료를 피부처럼 얇게 패터닝함으로써 전체 시스템 밀도 분포를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밀도 분포 제어 기술은 몸체의 극심한 변형 또는 프로펠러와 같은 추진기 없이도 종이처럼 얇은 임의 구조가 나뭇잎이 팔랑거리는 듯한 수중 거동을 하며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밀리미터 수준의 작은 크기부터 수미터 이상 대면적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 탐사 및 해양 환경 유지에 필요한 기능들을 집적시킬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

연구진은 소규모 물탱크에서 기름 흡착 시트가 스스로 헤엄쳐서 기름 유출 구간에 도달해 오염 물질을 제거해내는 개념을 선보였다. 배터리 및 전자회로 등을 탑재하지 못하고 유동이 있는 물속 움직임 제어에 관한 연구 등이 필요하지만, 개념 연구를 발전시키면 수중 소프트 로봇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 첫째줄 왼쪽부터) 서울대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변정환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 박민조 연구원, 백상민 연구원, 김웅배 연구원. (둘째줄 왼쪽부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홍용택 교수, 윤재영 연구원, 이병문 박사
(사진 첫째줄 왼쪽부터) 서울대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변정환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 박민조 연구원, 백상민 연구원, 김웅배 연구원. (둘째줄 왼쪽부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홍용택 교수, 윤재영 연구원, 이병문 박사

조규진 교수는 “이 연구는 얇은 소프트 로봇이 수중에서 나뭇잎의 움직임과 유사한 새로운 형태의 거동을 할 수 있는 개념을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앞으로 해양 오염, 쓰레기 등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수중 소프트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사업 및 기초연구사업 학문후속세대양성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