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료 부담던 면세점, 1분기 실적 회복 탄력

롯데면세점이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으로 기내 면세품을 전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으로 기내 면세품을 전달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가 올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되며 매출은 줄었지만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을 줄이면서 흑자 전환에 다가섰다. 면세업계는 무착륙 관광비행 등 새로운 매출 활로를 확장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1분기 3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호텔을 제외한 면세사업(TR) 부문은 1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달성했을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도 2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적자 규모를 지난해 대비 크게 줄였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줄줄이 적자 전환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호텔신라는 작년 1분기 영업손실 668억원을 거두며 80분기 연속 이어온 흑자 행진이 멈춘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3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 외형 감소에도 수익 개선에 성공한 것은 정부의 지원책과 각 업체의 생존을 위한 자구책 덕분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470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0% 감소했다. 지난해 말 면세점 매출에서 약 20%를 차지했던 '제3자 국외 반송'이 끝나면서 매출 성장은 제한됐지만, 이후 다회 발송 정책으로 대형 보따리상 대비 마진율이 높은 소형 보따리상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정부의 수수료 감면 정책도 보탬이 됐다.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면세점 특허수수료 감경에 대한 관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수수료 절감이 가능해졌다. 또 올해까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납부 방식이 기존 고정 임대료에서 매출과 연동된 품목별 영업요율로 변경되면서 공항 임차료가 크게 줄었다. 또 롯데와 신라 등 일부 사업자는 인천공항 1터미널 사업장에서 철수하면서 고정비 부담도 덜었다.

다방면에 걸친 구조적 노력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면세업계는 무착륙 관광비행 등으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무착륙 관광비행 고객의 1인당 구매단가는 120만원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3배가량 많다. 작년 말보다 무착륙 관광 매출도 180% 늘었다. 매출 가운데 45%가 마진이 높은 화장품과 향수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 그간 인천공항만 허용됐던 무착륙 관광비행 운항이 내달부터 김포·김해·대구공항까지 허용되면서 면세점들은 문 닫았던 지방 공항 매장을 부분적으로 다시 여는 등 수요 선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재유행으로 관광 시장 회복세가 늦어지고 있지만, 국내 사업자 간 경쟁이 완화됐고 임대료 감면으로 인천공항 적자 부담도 줄면서 수익성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