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화재 또는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디지털트윈 기술 개발과 고정밀 공간정보 생산 중심으로 800개 사업에 총 4368억원을 투입한다. 전년대비 333억원(8.25%) 증가한 수치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국가공간정보정책 시행계획'을 28일 발표했다. 고정밀지도를 구축하고 행정 모델에 접목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국토부는 국가공간정보사업을 통해 공간정보를 고도화했지만 올해는 이를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 개발과 활용으로 범위를 넓혔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세계를 사이버 공간에 쌍둥이처럼 구현해서 시뮬레이션하거나 재난 대응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디지털트윈 기술 개발 및 고정밀 공간정보 생산·활용에 836억원을 투입한다. 전기·가스 등 파이프라인이 집중된 지하공동구 화재를 막고 대응하는데 필요한 플랫폼을 내놓는다. 실시간으로 지하공동구 화재 상황을 체크하고 확산을 예측하는 공간정보 갱신 기술도 개발한다. 지난 2018년 11월에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통신구 화재 같은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공간정보 기반 혼합현실(MR) 제공 기술이나 지하 굴착 현장 안전관리지원 기술 개발도 시작한다.
지방자치단체 행정 서비스에 디지털트윈을 접목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전북 전주시와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도로 위험지역 예측, 나무 입지 선정, 음식물쓰레기 처리 동선 등 다양한 행정서비스에 디지털트윈을 활용했다. 올해 지자체 대상 공모를 통해 디지털트윈 접목 K-행정모델 개발에 나선다. <본지 1월 25일자 3면 참조>
고정밀 공간정보 생산도 늘린다. 지난해 고속도로 정밀도로지도 구축에 이어 올해에는 일반국도 1만1570㎞ 및 자율주행시범 운행지구 100㎞ 정밀도로지도를 생산한다. 특별시·광역시에 이어 제주·여수 등 33개 시의 지하시설물과 구조물을 통합한 3차원 지하공간통합지도를 만든다. 도시지역 4만7150㎢를 12㎝ 고해상도 영상지도로 구축한다.
디지털트윈뿐만 아니라 공간정보를 대민서비스와 행정업무에 활용하는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한다. 공간정보 플랫폼 활성화에 1137억원을 투입한다. 국토부는 올해 공간정보에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체계를 통해 신산업 육성 기반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영우 국토부 국토정보정책관은 “2021년 국가공간정보정책 시행계획 수립을 계기로 공간정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이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디지털트윈 등 미래 신산업 육성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