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ESG평가 너무 연연하지 말자](https://img.etnews.com/photonews/2104/1408849_20210429133145_380_0001.jpg)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기준'이 연일 구설에 올랐다. 일부 부처가 ESG 평가 기준을 마련한다고 발표해 업계가 크게 반발한 것이 엊그제 일이다. 가뜩이나 평가기관이 우후죽순 난립하고 정부까지 가세하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관별 기준도 제각각이어서 통일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항목별 가중치가 상이하다며 신뢰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개한 '국내외 ESG평가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모건스탠리, 레피니티브, 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대표 3개 ESG 평가기관이 등급을 발표한 5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중치가 최고 5단계 이상 차이가 났다.
전경련에 따르면 평가기관별 ESG 등급 평균 격차는 1.4단계였으며, 3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은 22개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평가기관은 ESG 등급을 총 7단계로 나누는데 기관에 따라 등급 격차는 최대 5단계까지 벌어졌다. 기업평가 결과 차이가 컸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ESG 상장지수펀드(ETF)를 구성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MSCI와 레피니티브의 평균 등급 차는 1.0단계로 나타났다. 3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은 17개, 2단계 차이가 나는 기업은 28개였다. 전경련은 기관마다 평가 항목과 기준 등이 상이해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경련이 주목한 부분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이다. 세부 점수 산정과 가중치 부여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하며, 해외 ESG 기관이 한국 기업을 저평가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ESG는 따져보면 외국 신용평가사가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국내 업체가 주요 해외 기업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선입관이 깔려 있었다.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일은 중요하다. 정확한 평가가 이뤄져야 방향이 분명해지는 법이다. 그렇다고 아무 원칙 없이 평가에만 매달리는 일도 문제가 있다. ESG를 도입한 본래 취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를 회사에 접목하겠다는 인식이 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일이 중요하다. 분위기 확산이 먼저고 평가는 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