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새 당대표에 5선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이 선출됐다. 송 신임 대표는 앞서 선출된 윤호중 원내대표와 당 쇄신작업과 내년 대선 관리까지 책임지게 된다. 당내 계파 색이 옅은 송 대표가 당선되면서 '친문' 중심 당내 분위기와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등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차기 지도부를 위한 전당대회를 열고 당대표에 송영길 의원(총 득표율 35.60), 최고위원에 김용민(17.73%), 강병원(17.28%), 백혜련(17.21%), 김영배(13.46%), 전혜숙 의원(12.32%)을 선출했다.
송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홍영표 의원의 개혁에 대한 열정과 우원식 의원의 민생에 대한 헌신을 잘 수용해 원팀을 만들고 변화해 나가겠다”며 원팀 쇄신을 강조했다. 이어 “고문, 원로님들의 지혜, 20~30대와 자영업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경청의 자세도 내비쳤다.
5대 핵심 과제로 △부동산 △백신 △반도체 △기후변화 △한반도 평화 실마리 찾기를 내세웠다. 백신은 11월 집단면역 완성, 기후변화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정부에 보조를 맞춰간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분야는 미·중 패권 전쟁에서 우리 산업의 활로를 찾는데 업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약속했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일부 정책기조 변화가 예상된다. 당정 협의를 통해 정부의 2·4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하고 실수요자 대책, 세제 문제를 보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송 대표는 그동안 대출규제 완화 등 정부 대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대출규제를 풀어야 공급주택이 실제 수요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견해다.
이날 당대표 선거는 재보선 참패 이후 치러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쇄신과 혁신 과제를 이끌어갈 리더십에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가 포인트였다. 때문에 후보들은 저마다 혁신과 변화를 외치며 유세전을 펼쳤다.
송 대표는 앞으로 당내 세력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그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부동산 이슈 등에서 변화를 필요성을 제시하다 “문 정부와 차별화” 등의 지적을 받으며 '반 송영길' 구도 공세를 받기도 했다.
송 대표가 수락 연설에서 '원팀'을 유독 강조한 것도 이같은 부분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최종 연설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호소하면서도 원팀과 함께 정권 재창출을 언급하며 “문 정부를 성공적으로 뒷받침 하겠다”고 했다.
최종 결과는 계파 색이 옅은 송 대표의 승리였지만, 당내 '친문계파'와 융합도 해야 한다. 당 대표 선거는 말 그대로 박빙의 승부였다. 대표 친문인사인 홍영표 의원(35.01%)과 표 차는 불과 0.59%, 친문 세력의 건재함은 여실히 증명됐다. 문 정부 임기 말 레임덕 최소화, 당정청 관계 재정립, 정권 재창출 기반과 함께 쇄신까지 새 지도부의 몫이다.
송 대표는 “모든 분을 하나로 모아 원팀을 만들고 대한민국의 강한 회복과 도약을 위해 앞서가겠다”며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