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달부터 이스라엘에 자사 지급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도입한다. 애플이 중국에 이어 이스라엘 등에서 수수료를 대폭 낮춰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도입 가능성도 짙어졌다.
애플은 이달부터 이스라엘에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해 애플은 이스라엘 은행·카드사와 애플페이 계약을 체결했다. 서비스 시작은 이달 첫째 주가 유력하다. 국내에서는 중국(0.03%)에 이어 이스라엘 수수료가 결제금액당 0.05%의 파격적인 수준에 책정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국내 카드사는 애플페이 도입을 협상하다가 결렬된 이유의 하나가 높은 수수료 때문이었다. 동남아시아에서 애플페이가 도입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 카드업계는 지난 2015년부터 애플과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했지만 애플페이 사용에 따른 수수료와 결제단말기 투자 주체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 중단 배경의 하나는 무카드거래(CNP) 수수료 부과 문제가 원인이었다. 애플이 국내 카드사에 다른 국가보다 높은 수수료를 요구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당시 애플이 요구한 수수료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카드사가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중국(0.03%)에 이어 이스라엘 등 국가에 애플이 미국(0.15%)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안하면서 국내 애플페이 도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드업계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대형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3일 “과거 애플이 제안한 수수료가 과도했다는 점에서 최근 애플이 해외에서 연이어 낮은 수수료를 제안한 것은 우리에게 긍정적”이라면서 “아직 애플이 아무런 제안을 하지 않았지만 이런 수준이면 우리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NFC단말기 보급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애플페이 도입은 어렵다. NFC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은 전국 280만개 가맹점 가운데 약 3만개에 불과하다. NFC단말기는 대당 비용이 10만~15만원 수준이다. 애플은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NFC단말기 보급 비용을 국내 카드사가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NFC단말기 도입 비용을 약 4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도 결국 NFC단말기 비용 부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애플페이 도입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업황이 어려운데 국내 점유율이 20~30% 수준인 애플페이를 위해 거액을 지불할 수 있는 카드사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中 0.03% 이어 이스라엘 0.05% 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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