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그룹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하나원큐페이'를 올해 안에 선보인다. 삼성,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전 계열사 지급결제 서비스를 통합한다.
KB국민·NH농협·신한·우리에 이어 하나금융까지 국내 5대 금융지주가 모두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빅테크와 전통 금융사 간 플랫폼 금융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성역 없는 생존 경쟁이 시작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여러 개로 분산·운영해 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하나원큐페이'를 올해 말까지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카드 중심의 하나금융 전 계열사 디지털 지급결제를 통합한다.
하나카드는 이달 중 입찰 제안 공고와 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하고, 11월 안에 통합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나카드 중심의 이번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은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주도로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진 것이 주효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업자 간편결제 이용액은 45.7%로 금융회사 간편결제(30%)보다 비중이 크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원큐페이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사용처를 확대해 다른 결제 서비스를 능가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손님이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는 페이를 목표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의 통합 원큐페이 구축 프로젝트는 홈 앱 '하나카드-카드서비스'와 간편결제 앱 '원큐페이' 등 2개 모바일 앱, 모바일 웹서비스로 운영하는 우수 고객 전용 'VIP홈페이지', 생활서비스 신청 플랫폼 'LMH'(라이브 머스트 해브), 가맹점주를 위한 '가맹점 홈페이지' 서비스를 우선 연동해서 슈퍼 앱으로 통합한다.
11월 안에 통합 하나원큐페이 구축을 마무리하면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개선에 나선다. 이와 함께 QR코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올해 안에 100만개 수준까지 확대, 오프라인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폰 사용자의 지급결제 편의성까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 주도로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하나원큐페이'를 선보인 뒤 단계적으로 전 계열사와 연동할 계획이다.
이처럼 KB금융·NH농협·신한·우리에 이어 하나금융 등 5대 금융지주가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을 선언하면서 시장에 상당한 변화도 감지된다. 이들은 모두 계열 카드사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앱 '○○페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통합 플랫폼 출범을 선언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까지 5대 금융지주가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에 일제히 나선 것은 시장력이 막강해진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향후 금융지주와 빅테크 간 '○○페이'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의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이 마이데이터 이후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사업(종지업) 등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종지업자는 마이데이터 산업의 결정판으로, 은행처럼 고객에게 계좌를 개설해 주는 방법으로 자금이체업을 하면서 별도의 등록 없이도 대금결제업과 결제대행업을 함께 영위할 수 있다. 사실상 은행, 카드 등 업권별 서비스 제한이 사라지고 금융사와 빅테크 간 성역도 사라지는 경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어서 새로운 금융 서비스 환경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지주 차원의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은 결국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종지업 등에 뛰어들어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면서 “지주 차원에서 전 계열사가 제공해 온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기존 고객을 유지·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이르면 11월 통합 '하나원큐페이'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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