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가 분산 운영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을 'KB페이'로 통합한다. 연내 국민카드 핵심 서비스는 물론 KB손해보험, KB저축은행 등 주요 계열사의 페이먼트 서비스도 KB페이로 합친 형태인 슈퍼 통합 앱을 만들기로 했다.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이 지급결제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서자 KB페이를 KB금융 간편결제 주도 통합 앱 플랫폼으로 구축해 역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0일 KB국민카드는 운영하고 있는 여러 앱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는 '통합 KB페이'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국민카드가 서비스하는 홈 앱 'KB국민카드', 간편결제 앱 'KB페이', 마이데이터 서비스 앱 '리브메이트 3.0' 등 3개 서비스를 우선 연동·통합한다. 이미 입찰 제안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카드는 오는 11월 안에 구축 작업을 끝내고 홈 앱과 리브메이트 핵심 서비스를 비롯해 KB손해보험, KB저축은행 등 계열사 페이먼트 관련 서비스를 올해 안에 KB페이와 연동하기로 했다. KB페이는 카드결제뿐만 아니라 QR, 근거리무선통신(NFC) 등과 같은 결제 수단을 모두 지원한다. 국민카드 측은 “홈 앱이 실사용자가 가장 많지만 결제 관련 데이터는 KB페이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KB페이를 중심 축으로 하여 원 앱 형태로 임베디드하고 여러 계열사 서비스도 통합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그린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보다 앞서 국민카드는 지난 2017년 2월 기존 모바일 홈 앱과 앱카드, 전자지갑 등 3개로 나뉘어 있던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한 'KB국민카드 앱'을 출시했다. 그러나 여러 서비스를 앱 하나로 담는 바람에 속도나 편의성이 떨어져 다시 앱을 이원화해 운영해 왔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새로운 통합 슈퍼 앱은 클라우드 방식의 네이티브 방식을 채택, 앱 자체가 가벼우면서 직관적인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금융사가 가벼운 앱을 표방하며 분산 형태로 앱을 운용했지만 국민카드 통합 앱 출시로 금융사 앱의 지각 변동도 예상된다. 토스, 카카오, 네이버 등이 앱 하나에 결제·송금·부가서비스를 탑재해 소비자 유입을 늘리자 반격에 나선 형국이다. 다음 달부터 네이버파이낸셜 등이 후불결제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드사 텃밭인 결제 부문의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디지털 앱이 소비자 접점의 첫 단추인 만큼 앱 기반부터 모조리 바꾸겠다는 선전포고로 풀이된다.
국민카드는 중장기적으로 카드 중심 은행,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전체 계열사의 디지털 결제를 연동시키는 전통 금융사 주도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KB페이 내에 카드 관련 서비스는 물론 증권 자동이체(CMS)나 저축은행 계좌를 각각 등록해 페이먼트로 사용하는 형태다. 향후에는 은행이 서비스하는 리브 앱에서 제로페이처럼 KB페이 내에 계좌를 등록해 쓸 수 있는 형태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사 서비스 통합은 물론 카드 중심의 전체 계열사 페이먼트를 연동시키는 작업의 시작점”이라면서 “통합 어카운드 관리체계를 구축해 고객이 다른 빅테크 간편결제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도 마이데이터를 포함, KB금융 서비스를 한곳에서 집적해 활용할 수 있는 혁신의 단추”라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연내 자사·계열사 서비스 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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