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윤의준 한전공대 설립추진위원장 “에너지 분야 글로벌 '톱 10' 목표”

“미래 에너지 연구개발(R&D)을 선도하는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대학으로 성장해 가겠습니다. 오는 2050년까지 에너지 분야 글로벌 '톱 10' 공과대학 실현이 목표입니다.”

윤의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설립추진위원장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정대로 내년 3월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특화 인재 양성에 들어간다”며 “에너지 창업, 산·학 오픈 플랫폼으로서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전공대는 거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전남 나주에 설립하는 에너지 특화 대학이다.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광주·전남지역 발전 핵심 공약으로 채택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지난 3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2일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정상 개교를 앞두고 있다.

윤 위원장은 서울대 연구처장을 맡고 있던 지난해 6월 총 174명의 후보자 인력풀 경쟁을 뚫고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대학설립추진위원장으로 최종 낙점을 받았다. 조만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승인을 거쳐 초대 총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윤의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설립추진위원장은 “미래 에너지 연구·개발(R&D)을 선도하는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대학으로 성장해 가겠다”고 밝혔다.
윤의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설립추진위원장은 “미래 에너지 연구·개발(R&D)을 선도하는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대학으로 성장해 가겠다”고 밝혔다.

연일 거주지인 서울과 나주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교직원 채용과 학생 선발, 교사 마련 등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특수법인 전환과 캠퍼스 건설 등의 현안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접어들었다. 선진국과 에너지 분야 기술격차를 좁히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에너지신산업 분야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융·복합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학 설립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에 앞서기 위해서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학이 필요하다”며 “미래 에너지 산업의 새싹인 에너지 분야 인재 양성으로 지역·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에너지 산업을 주도하는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학부는 이달 중, 대학원은 6월에 모집요강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주요 보직교수와 실무교원 위주로 선발하고 있으며 5대 중점 연구소 설립상황에 따라 스타급 교원도 초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학 설립 규모와 운영계획은.

▲내년 3월 개교를 위해 법정 핵심 시설을 우선 건립한다. 캠퍼스 건축은 부지 제공 및 인·허가를 완료한 상태로 핵심시설을 우선 착공한 뒤 본관동 건축을 병행할 계획이다. 핵심 시설인 강의실과 행정실은 다음달 착공해 2022년 2월 임시사용승인을 받고 본관동 3만㎡는 오는 8월 착공해 2024년 1월 준공한다. 연구실은 오는 10월께 완공하는 전력연구원 산하 에너지신기술연구소를 임대해 사용할 예정이다. 캠퍼스 시설은 단계적으로 확충해 2025년 총 15만3000㎡ 규모 교사를 모두 완공할 계획이다. 대학 설립 및 운영 예산은 2025년까지 총 8289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부지 조성비와 건설비, 인프라 도입비 등 설립비 6210억원은 한국전력이 부담하게 된다. 연간 641억원의 운영비는 한전과 정부, 지자체 등이 부담하며 전남도와 나주시는 연간 100억원씩 10년간 총 2000억원을 지원한다.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전공대 설립 의미와 역할은.

▲에너지 특화대학 캠퍼스로서 명성을 제고할 제로 에너지 도입, 상호작용을 촉진할 융복합 캠퍼스, 미래형 최첨단 시설이 구축된 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할 것이다. 에너지 산업 전환에 대응하고 국가의 에너지 R&D 기술력 제고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에너지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에너지 특화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개방·공유·협력의 에너지 연구 오픈플랫폼을 만들 것이다. 대형 연구시설과 클러스터와 자원과 지식 성과를 공유하고 연구·교육·산학연 플랫폼의 상호연결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전공대 설립 특별법은 무엇을 담고 있는가. 내년 3월 개교를 위한 남은 절차는.

▲과기특성화대학처럼 개별법을 근거로 국가가 정책적으로 육성,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재정 지원이 가능하도록 근거 규정을 담아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사립학교가 아닌 특수법인 대학의 독립적 지위를 부여, 자율성·독립성을 보장받았다. 무엇보다 시설·설비·교원 등 대학 설립에 관한 특례 규정을 삽입, 개교 목표 시일까지 촉박한 일정에도 정상 개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소관 부처는 교육부가 아닌 산업부다. 대학 지원과 육성 주체는 산업부 장관·한국전력으로 명시하고 있다. 최근 영문 약칭도 기억하기 좋고 발음하기 쉬운 '켄텍(KENTECH)'으로 확정했다. 향후 특수법인 전환, 캠퍼스 건설 등이 있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

윤의준 한전공대 설립추진위원장은 “주요 보직교수와 실무교원을 선발하고 조만간 학생모집 요강을 확정 발표하는 등 당초 예정한대로 내년 3월 정상 개교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윤의준 한전공대 설립추진위원장은 “주요 보직교수와 실무교원을 선발하고 조만간 학생모집 요강을 확정 발표하는 등 당초 예정한대로 내년 3월 정상 개교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교수진 구성 및 확보 방안은.

▲에너지 5개 분야 국내·외 교수 연도별 채용 계획은 2020년 7명, 2021년 33명, 2022년 50명, 2025년 100명이다. 개교 준비단계를 감안해 주요 보직교수 및 실무교원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20여명의 교수초빙을 완료했다. 에너지 인공지능(AI), 차세대 에너지 그리드, 에너지 신소재 등 5대 중점연구소 가운데 4개 연구소장 초빙도 완료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스타급 교수들이다. 올 연말까지 총 30여명의 교수진을 구성하는 데 무리가 없다. 기획·연구·교무·학생처 직원 20여명도 선발했다. 행정인력 고급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언어와 문화 장벽이 없는 캠퍼스를 위해 연구지원, 글로벌 역량을 갖춘 석·박사급 행정인력 확보에 노력 중이다.

-학생 모집과 운영 계획은.

▲통상 대학의 경우 3월에 입시요강을 발표하지만 특별법이 3월에 국회를 통과하고 지난달에 시행령이 제정된 관계로 늦을 수 밖에 없었다. 학부는 이달에, 대학원은 6월에 모집요강을 발표할 예정이다. 개교 첫해 대학원 250명, 학부 100명 등 350명 정원으로 시작해 2023년에는 대학원 500명, 학부 200명 등 700명, 2025년 대학원 600명, 학부 400명 등 총 누적학생이 1000명이 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2050년까지 외국인 정원외 50% 포함 3000명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다.

-어떠한 교육과 인재상을 원하는가.

▲학생의 역량과 숨은 끼를 키울 수 있는 교육,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교육, 학생이 주도하는 열린 교육을 통해 미래 에너지 연구 및 창업에 도전할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 자신의 꿈을 위한 도전정신, 창의성, 영재성 등을 눈여겨 보고 학생이 가진 창의력, 잠재력, 학업능력 등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우수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주목할만한 커리큘럼을 소개해달라.

▲에너지 전력분야 글로벌 신입생을 모집해 단기간 내에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명문대로 키울 계획이다. 전공이 따로 없고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한다. 핵심은 역량 내재화, 탐구·문제해결형 탐구기반학습(IBL) 교육이다. 학생 참여형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핵심역량 배양과 공동체 정신 함양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대학 재정 마련에 별 어려움은 없는가.

▲개교 이후 일정기간까지는 한전·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지만 단계적으로 자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체 수익창출 기반을 조성하고 한전·대학이 보유한 R&D 특허와 연계한 기술사업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에너지 유관기업 등을 대상으로 발전기금도 적극 유치하는 등 대학 재정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위기다. 미래 대학상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

▲미래사회는 현재의 '스펙형 인재'가 아닌 '창의 융복합 인재'를 필요로 할 것이다. 대학에서의 역량 교육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대학의 교육도 실제로 프로젝트에 체험하면서 학생 스스로 문제해결 학습능력을 키우는 역량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 입시제도도 역량이 향상될 수 있는 잠재 요소인 문제 해결능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외 대학과 교류 협력 방안은.

▲국내외 타대학과의 활발한 교류·협력을 추진할 생각이다. 국제 공동연구소, 협력연구센터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 플립러닝 자료 활용, 에드엑스(edX) 등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도입하고 글로벌 대학 교환학생과 국제 인턴십 프로그램도 시행하겠다.

-광주·전남지역에 기여하는 효과는.

▲중·장기적으로는 빛가람 에너지밸리와 광주·전남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에너지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 기술이전과 국외 R&D 수탁, 창업기업 확대 등에서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세부적인 추진전략과 지원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국내 혁신주체 간 동반성장과 산업 생태계 변화를 촉진하고, 에너지밸리 성장에 기여하는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산·학·연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각에서는 '벚꽃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닫는다'고 하고,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새로 대학을 만드는 것에 대한 비판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는 '그저 그런' 대학을 만들때에 해당된다고 본다. 한전공대는 에너지 기술과 연구 중심 대학이다.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에 지방소멸과 학령인구 감소에 오히려 적극적인 대응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국가균형발전 정책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윤의준 위원장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사츠 공과대학(MIT)에서 전자재료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AT&T 벨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1992년부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공과대학 대외협력실장, 서울대 연구처장과 산학협력단장 등 다양한 보직을 수행해 풍부한 행정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과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대부원장직을 역임하며 융합 교육기관 설립 및 조직운영 경험을 두루 갖췄다.

발광다이오드(LED) 분야 전문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호암공학상 심사위원장을 역임할 정도로 공학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 주력산업 투자관리자(MD) 역임을 통해 산업기술 R&D 정책기획 부문에도 뛰어난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나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