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개인 시간 증가로 콘텐츠 이용량은 늘어났지만 불법복제물 이용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서비스 확산이 영화·방송·출판 분야의 불법복제물 이용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고, 불법복제물에 대한 인식 전반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저작권보호원이 발간한 '2021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콘텐츠 이용량은 2019년(666만6530건)보다 27만4568건 늘어난 694만1098건으로 4.12% 증가했다.
게임 이용량이 26.4%로 가장 크게 늘었다. 그다음으로는 영화(20.3%), 출판(9.9%), 방송(5.6%), 음악(3.0%) 순으로 이용량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개인 시간 증가가 전체 콘텐츠 이용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여가 시간이 크게 늘면서 이용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그동안 즐기지 못한 게임이나 영화를 많이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이용량 증가에도 불법복제물 이용률(온·오프라인 포함)은 감소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2019년 22.0%이던 불법복제물 이용률은 지난해 20.5%로 1.5%포인트(P) 감소했다.
음악, 영화, 방송, 출판, 게임 등 5개 콘텐츠 분야 모두에서 불법복제물 이용률이 줄었다. 방송이 -4.5%P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뒤를 이어 출판 -2.4%P, 영화 -1.8%P, 음악 -0.8%P, 게임 -0.6%P 순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저작권자 허락을 받고 이용하는 합법저작물과 그렇지 않은 불법복제물의 이용량은 모두 증가했다. 전체 콘텐츠 이용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합법저작물 이용량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전체 불법복제물 이용률은 감소했다.
보고서는 방송과 영화의 경우 넷플릭스,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이용 확산이 불법복제물 이용률을 낮춘 요인으로 해석했다.
OTT 플랫폼이 사용하는 구독서비스 형태(정액제)의 과금 방식이 이용자가 합법적 콘텐츠 소비를 늘리게 하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용자가 정량제 방식보다 구독서비스 방식에서 콘텐츠를 더 많이 이용한다는 것이 이론 및 실증적으로 알려져 있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출판 분야 역시 전자책 구독서비스와 온라인을 통한 전자책 이용 증가가 합법저작물 이용량 증가를 견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과 게임 분야에서는 저작권 보호 등 불법저작물을 이용하면 안 된다는 인식 개선과 정부의 불법 사이트 차단 노력 등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했다.
불법복제물 이용량은 모든 장르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연령별 불법복제물 이용률은 10대와 20대가 타 연령 대비 낮게 나타났다. 단 출판 장르에서는 20대가 평균 이상 불법복제물 이용률을 보였으며, 50~60대는 콘텐츠 이용량은 적지만 불법복제물 이용률이 높은 특성을 보였다.
박주환 한국저작권보호원장은 “콘텐츠 이용이 전반에 걸쳐 증가한 가운데 저작권 보호 노력에 힘입어 합법 경로를 밟은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저작권보호원은 창작자가 존중받고 이용자가 행복한 저작권 문화를 마련해 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1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는 13~69세 일반 국민 2만명(콘텐츠별 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실시한 조사를 바탕으로 나왔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0.69%다.
〈표〉불법복제물 이용률(%)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