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차기 대통령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 '공감과 균형감각'이라고 밝혔다. 또 차기 정부를 위해 인사청문회 제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갖고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을 묻는 질문에 '공감능력과 균형감각'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도 몇 번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내 답은 같다. 시대정신과 함께해야 할테고 그리고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역사가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보는 게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거나, 진정한 민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물에도 섞여서 흐르는 여러가지 포말같은 민심이 있는 반면 강바닥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민심의 방향이 있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또 “옛날에는 시대정신을 '개인적 통찰력'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공감'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국민들의 집단지성이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는 만큼 국민들과 잘 소통하고 공감하며 시대정신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렇게 설정하는 시대적 과제라 할지라도 그 과제는 정말로 속도나 실천방법 등 여러가지 면에서 국민들이 함께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균형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를 위해 인사청문회 제도 개편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근 야권이 지목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박준영 해양수산부·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지적에 검증 실패가 아니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청와대 검증이 완결적인 것은 아니다. 국회가 오늘까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하는데 국회 논의까지 지켜보고 종합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대통령은 정말 유능한 장관, 청와대는 유능한 참모를 발탁하고 싶다”며 “최고의 전문가들, 최고의 능력자들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번 후보자들도 각각 발탁하게 된 이유, 그분들에게 기대하는 능력이 있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은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청문회가 되고 있다”며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제도로는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 자기 분야에서 신망받고 살아온 분들이 험한 청문회에 무안당하기 일쑤인 청문회에 앉고자 하지를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저는 이대로 해도 괜찮은데 누가 정권을 맡든 다음 정부는 더 유능한 사람을 발탁할 수 있도록 그런 청문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 사람을 발탁했는지 하는 취지, 기대하는 능력과 검증과정 문제점과 흠결을 함께 저울질해 발탁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며 “누누이 말하지만 도덕성 검증은 중요하지만, 그 부분은 비공개로 하고 공개 청문회는 정책과 능력을 함께 검증하는 청문회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