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전체가 서울대 캠퍼스가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박준희 서울시 관악구청장은 11일 청년과 서울대라는 우수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관악구를 벤처창업을 선도하는 혁신·상생 경제 생태계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민선 7기 관악구는 서울대와 함께 청년들이 지역에서 머물며 창업할 수 있는 '관악 S밸리' 사업을 추진한다. 낙성대 일대 '낙성벤처밸리'와 대학동 중심 '신림창업밸리' 두 지역이 중심이다.
관악구는 과거 '고시촌'으로 불리며 창업 불모지로 통했다. 관악 주민의 40%가 청년세대일 만큼 젊은 도시기도 하다. 박 구청장은 “그동안 서울대에서 우수 인재를 배출해왔지만, 졸업 후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와 구로 디지털단지 등으로 이동하면서 사실상 베드타운 역할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악구의 경제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박 구청장은 경제발전 씨앗이 될 클러스터 조성에 나섰다. 단계별 창업 인프라 구축으로 우수 기업 유치 및 창업을 가속화하는 전략이다. 낡은 건물을 임차해 리모델링하거나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창업지원시설을 확대했다.
관악구를 벤처창업 메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2년 9개월만에 창업인프라 시설 9개소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3월 낙성벤처밸리 거점역할을 하는 '낙성벤처창업센터'와 '낙성벤처창업센터 R&D센터점'을 시작으로 저렴한 비용의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창업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지하1층에는 시민 누구나 창업 네트워크, 컨설팅, 교육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서울창업카페 낙성대점'도 조성됐다. 디지털미디어 시설도 있어 유튜브 및 기업홍보영상도 제작할 수 있다. 올해는 낙성대 일대 창업지원 공간 2개소를 더 확충한다.
박 구청장은 “관악구를 미국 실리콘밸리나 중국 중관촌처럼 세계적 창업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관악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관악구는 창업인프라 시설을 2022년까지 총 15개소로 확대하고 SH, LH, KT, KB 등 공공·민간 기업과 연계한 창업공간 운영도 연계해나갈 계획이다.
서울대와 협력도 순조롭다. 2019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에 선정된 이후 관악구와 서울대는 대학동과 낙성대동 일대에 '창업 히어로(HERE-RO)' 5개소를 마련해 서울대 인력과 기술력, 우수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한 창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 히어로2·3·4'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바이오테크, 스마트헬스 등 유망 스타트업 31개가 입주해 있다. 올해는 '창업 히어로5' 1개소를 추가할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해외 유명 대학들은 도시 전체가 캠퍼스”라며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과거와 다른 관악구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 학교와 지역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7월부터는 히어로 센터를 중심으로 관악구 소재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현장 교육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중·고등학생에게 AI현장교육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벤처창업 기반이 지역의 교육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 기여를 하는 셈이다.
박 구청장은 “코로나19로 주민들의 참여,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쉽지만, 역점 사업들은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었다”면서 “비대면, SNS 등을 통해서라도 지역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 협치를 기반으로 지역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