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 주식 매각 이후에도 경영권과 기술 보호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입니다. 국내 연구개발(R&D)센터에만 5년간 3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김영준 매그나칩반도체 대표는 글로벌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에 매그나칩 주식을 14억달러(1조5843억원)에 매각한 후에도 회사 경영권과 핵심 기술 개발 방침은 기존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매그나칩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과 전력반도체가 주력인 회사다.
지난 3월 이 회사가 와이즈로드캐피털에 주식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업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매그나칩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에 DDI 칩을 공급하는데,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면 경영권 방어 실패로 한국 핵심 기술인 OLED 패널 및 관련 칩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영준 대표는 매각 이후에도 경영권과 국내 OLED DDI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이유를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우선 김 대표는 매그나칩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최적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한 것일 뿐, 경영권 관여는 일절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와이즈로드캐피털은 순수 재무 투자회사라고 강조했다. 와이즈로드캐피털은 매그나칩에게 △생산시설 및 지적재산권(IP) 유지 △기업 구조나 경영진, 직원 고용 유지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간 와이즈로드는 싱가포르, 스위스, 네덜란드, 중국 등 7개 회사에 투자했는데, 이후 이들 연구소, 생산시설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와이즈로드가 투자한 조인트벤처 JLQ 안에는 미국 퀄컴 지분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와이즈로드캐피털은 세계 각국 자본을 끌어모은 펀드이기 때문에 중국으로 기술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거래는 중국 외 다른 지역에서 모으는 '글로벌 펀드'로 진행한다는 점을 미국증권거래위원회 공시자료에도 적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대표는 국내외 고객사들과의 기존 거래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수 매그나칩 고객사에 이번 거래 관련 긍정적인 답변을 얻고 있다”며 “이번 계약이 거래량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대표는 이번에 확보한 자본으로 국내 설비 및 인력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미래 성장 5개년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약 2조원 투자와 비용 지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R&D 시설 및 연구 인력 확보에 3400억원을 투자하고 전력반도체 생산 기지인 구미 공장에 지난해 380억원 투자에 이어 93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특히 지난 7년간 개발해온 자동차용 전력반도체 양산을 가속할 계획이다. 전력반도체 성장이 지속될 경우 앞으로 5년간 투자 금액을 1100억원 이상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러한 방안에 매그나칩 노동조합도 이에 화답했다. 임상택 매그나칩 노조위원장은 “노조가 중시하는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투자확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회사 발전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대표는 “매그나칩을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면서 “아시아 시장과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