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G정상회의가 30일과 31일 서울에서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열린다.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l Goals 2030)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를 의미한다. 알파벳 G가 영어 명칭에 4번에 들어가 축약해 P4G로 부른다. P4G는 국가와 기업 시민사회를 하나의 틀로 묶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식량' '에너지' '물' '도시' '순환경제'에 대한 해결책을 개도국에 제공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2017년 덴마크가 주도했다. 개발 정점에서 내리막을 걷는 선진국과 이제 개발을 통해 발전하려는 개발도상국간에 기후위기에 대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 대회 어떻게 다른가
P4G 서울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다. 국내외 코로나19 상황과 참여 정상 안전 확보 등을 고려해 정상회의는 비대면 영상회의로 이뤄진다. 국내외 연사와 패널이 참석하는 기본·특별세션은 일부 대면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집약한 영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생생함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회의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유연철 준비기획단장은 “우리나라의 최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 수출되고, 음향과 조명, 진행 노하우가 전해지는 등 한국판 비대면 회의장이 국격을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도록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덴마크에서 열린 첫 P4G 정상회의에선 코펜하겐 행동선언을 채택했다. 파리협정에서 합의된 전 지구적 차원 공유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농업·식량, 물, 에너지, 도시, 순환 경제 등 5개 분야에서 시장주도적 솔루션을 개발하자는데 합의했다.
서울대회는 '포용적인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주제로 개최된다. 기본 세션은 1차 대회와 마찬가지로 농업·식량, 물, 에너지, 도시, 순환 경제 등 5개로 이를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탄소중립 실천, 그린뉴딜, 시민사회, 해양, 비즈니스포럼, 생물다양성, 녹색기술, 산림, 녹색금융, 미래세대 등 의제 관련 10개 특별 세션도 마련됐다. 행사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덴마크, 네덜란드, 베트남,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케냐,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12개 회원국과 국제기구 민간기업 등이 참여한다. 포용적인 녹색회복과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실천적인 의제를 통해 녹색회복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또 이를 통해 녹색회복 의지를 담은 '서울 선언문'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환경 관련 이슈는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논의를 선도하고 유엔기후변화협약총회(COP26)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탄소 중립 및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업들의 저탄소 녹색 경제로의 전환 촉진을 통한 경쟁력 제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22일과 23일 이틀간 영상회의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 등이 참석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을 논의했다. 정상들은 이틀간 상향된 국가 감축목표 발표, 기후재원 및 개도국 지원확대 저탄소 기술 확산과 다자협력 추진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 및 기회를 공유하기로 했다.
서울 대회에서도 이 같은 노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당시 미국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를 50~52%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종전 목표 대비 감축 속도를 두 배 이상 개선한 것이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캐나다 등도 목표를 상향했고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해 연말까지 제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환경상품 서비스 무역 자유화도 추가 논의될 전망이다. 최근 세계무역기구 및 다자협의체에서 무역과 환경 논의가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다자협의체에 적극 나서면서 탄소국경세 관련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환경 관련 관세인하와 환경상품 무역 자유화 논의가 다시 불거진 만큼 관련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중국, EU 등 46개국은 EGA를 통해 최종 304개 환경상품에 대한 관세 폐지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생활하수서비스, 환경서비스 등과 관련 관세율을 5% 이하로 낮추거나 일부 개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도 무역과 환경 논의에 적극 참여해 환경 친화적 이미지를 높이고 우리 기업의 친환경상품과 서비스 수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멀어진 간극 해결은
코로나19로 지난해 잠시 탄소배출이 주춤하긴 했지만 올해부터 각국 경제활동이 본격화되면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경제 격차도 더 벌어지고 있다. 실제 선진국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경제활동을 서서히 재개했지만 인도나 남미 지역 국가는 백신에서 소외된 채 경제활동이 위축된 상태다.
정부는 이와 관련 EDCF 등 정책 자금을 활용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유엔(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2025년까지 선진국은 연간 1000억달러를 기후 재원으로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에 따르면 기후재원 조성 규모는 목표에 미달한 상황이다. 실제 OECD 측정 기후재원 규모는 2018년 기준 789억달러에 그친다. 미국은 지난 4월 기후정상회의에서 2024년까지 공공 기후재원을 오바마 행정부 3기인 2013~2016년 대비 2배 상향할 것을 공표했다. 영국도 지난 2019년 9월 향후 5년간 기후변화 대응 공적지원(ODA) 규모를 2025년까지 116억파운드로 2배 상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기후재원 조성 의무가 없지만 적극적으로 기후 재원 조성에 동참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대 기후기금인 GCF 유치국으로 GCF에 3억달러 약속을 이행 중이다.
P4G 개최 등을 통해 기후변화 논의를 선도하는 만큼 책임 있는 공여국으로 기후재원 조성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표]기본세션
특별세션
OECD 측정 기후재원 규모(단위 억달러)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