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이용된 휴대폰 번호를 즉시 정지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사와 알뜰폰(MVNO) 이용약관이 개선된다. 보다 명확한 근거를 기반으로 보이스피싱을 제재, 이용자피해 예방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공문을 보내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이용약관 변경을 요청, 이통사가 개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KISA가 요청한 이용약관 개정은 약관상 이용 제재 대상이 되는 '부정 송신자'의 정의를 확장하는 동시에 이용 정지 권한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부정 송신자 범위를 '이동전화 번호를 스팸에 활용하는 자'에서 '스팸, 스미싱 및 불법스팸 발송, 보이스피싱에 활용하는 자'로 바꾼다. 스팸을 넘어 보이스피싱을 부정사용으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효과다.
이용 정지 조항과 관련해서는 '경찰청, 금융감독원 또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보이스피싱, 스미싱에 이용 중인 사실을 확인해 이용정지를 요청하는 경우'를 신설한다. 보이스피싱이 상황에서 서비스를 즉시 이용 정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SK텔레콤은 KISA 제안을 수용해 약관 개정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중소 MVNO 업체 큰사람 프리텔레콤 아이즈비전 등은 이미 약관을 변경했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용 약관 수정안 조율 막바지 단계다. KT는 수정안이 확정되면 해당 안을 알뜰폰 사업자에 전달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약관 변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며 내부 준비 상황에 맞춰 MVNO에 해당 사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알뜰폰 가운데 이동통신 자회사인 SK텔링크, 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는 약관 변경 신고를 준비 중이며 이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 내 신고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링크와 KT엠모바일은 이미 보이스피싱 회선에 대해 경찰 권고가 있을 시 이용정지 수준보다 강력한 직권해지까지 시행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디지털 신기술을 악용한 신종 수법에 따른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민간사업자와 정부가 함께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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