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미국 증시에 잇달아 상장한 라이다(LiDar) 주요 제조사들이 올해 1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차량용 라이다 연구개발(R&D)을 지속하며 성과를 내고 있으나, 실제 수익은 제한적인 영향이다. 라이다 대량 생산 전까진 적자 경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나스닥에 상장한 벨로다인, 아우스터, 루미나, 이노비즈, 아에바 등 주요 라이다 제조사들은 1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이들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을 통해 증시에 상장했다. 5개사 모두 적자지만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R&D를 이어가고 있다. 차량용 라이다 외 스마트 시티용 라이다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매출원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수요가 많진 않은 상황이다.
벨로다인은 1분기 매출 1773만달러로 업계 1위를 지켰으나 영업손실은 4075만달러로 가장 컸다. 매출 증가율도 작년 동기 대비 4.1%로 제한적이다. 벨로다인은 이달 1일 기준 고객사와 체결한 다년간 공급 계약이 29건이며, 연말까지 34건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완성차 고객사는 현대차와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등이다.
아우스터 매출은 661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87.4% 늘었으나 영업손실이 163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우스터는 누적 기준 40건의 전략적 고객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지난해 4분기 10건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우스터는 승용차보다 상용차, 중장비, 로보틱스 등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루미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7.2% 증가한 531만달러로 영업손실 규모는 2924만달러다. 루미나는 1분기 항공 분야 에어버스 업넥스트와 로보택시 분야 포니.ai를 신규 고객사로 유치했다. 차량용 라이다 아이리스(Iris)도 처음 생산해 전략적 파트너 볼보 적용이 기대된다.
이노비즈는 매출이 84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1933만달러다. 전작보다 성능을 30배 개선하고 가격은 70% 낮춘 이노비즈2 라이다 센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노비즈는 BMW와 전략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전직 애플 엔지니어가 설립한 스타트업 아에바는 작년 동기 대비 40% 줄어든 3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2010만달러에 달했다. 아에바는 주파수 변조 연속파(FMCW) 방식 라이다를 개발했다. ZF, 덴소 등과 라이다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아에바는 최근 비공개 대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다 기업들은 완성차 요구사항에 충족하는 것은 물론 양산성까지 확보한 라이다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국내외 라이다 업체가 난립하고 있지만 양산에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으로 나뉘며 주요 제조사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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