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온실 해충 파악해 AI로 방제 방법도 알려줘

농촌진흥청은 온실에서 발생하는 해충을 진단하고 방제하는 '해충 통합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딸기 등 채소 작물 재배 온실에 발생한 해충 밀도와 종류를 영상으로 진단하고 스마트폰으로 농장주에게 방제 시기와 방법까지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담배나방과 굴파리 같은 해충은 시설재배 농가에서 일 년 내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예찰이 쉽지 않은 데다 약제를 자주 줄 경우 생기는 저항성 문제로 방제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의 핵심은 스마트 트랩(포획장치)과 인공지능(AI) 진단 기술이다.

온실에 설치한 스마트 트랩.
온실에 설치한 스마트 트랩.

먼저 스마트 트랩에는 성페로몬 물질 4종과 발광다이오드(LED) 유인등 4개를 달았다. 이를 통해 낮에는 해충이 이성에 특이 행동을 보이는 특징을 활용하고, 밤에는 해충이 파장에 따른 불빛에 반응하는 특성을 활용해 해충을 잡도록 했다. 트랩 안에 설치된 카메라는 유인된 해충을 촬영한 뒤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사진을 서버 컴퓨터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또 AI 기술을 활용해 사전에 학습된 해충 정보에 따라 사진 속 해충을 인식하고 이미지 변환 과정을 통해 해충의 밀도를 파악한다. 이후 파악한 해충 밀도와 경제적 피해 허용 수준을 근거로 대상 해충 방제 여부와 방제 적기, 방제 기술 정보를 실시간으로 농업인의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한다.

농진청, 온실 해충 파악해 AI로 방제 방법도 알려줘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담배거세미나방, 담배나방, 파밤나방, 파리류 등 4종의 해충을 진단할 수 있다. 적용 결과, 해충 진단 정확도는 평균 90.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사용되던 점착(끈끈이) 트랩보다도 해충 유인력을 3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충 유인력이 높으면 예찰력을 높일 수 있어 작물 피해와 약제 살포 횟수를 줄여 결과적으로 방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경남 함안의 파프리카 농업법인 2.5㏊에서 시범 운용 중이다. 앞으로 병해충 빅데이터 분석 기술, 무인 자동 약제 방제 시스템과 연계해 대규모 현장 실증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충근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장은 “앞으로 기후 온난화에 따른 해충의 변화상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